
유럽연합(EU)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와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상대로 디지털 규제 칼날을 동시에 들이댔다. 불법 상품 유통과 아동 성착취물, 인공지능(AI) 기반 성적 이미지 생성 의혹 등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AP·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여부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항목에는 아동성착취물(CSAM) 유통 의혹, 플랫폼 디자인의 중독성 문제, 추천 알고리즘의 투명성 부족 등이 포함됐다.
EU는 DSA 위반으로 판단할 경우 연간 글로벌 매출의 6%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쉬인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어린이를 연상시키는 외형의 성인용 인형과 불법 무기류를 판매하다 적발된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쉬인의 영업을 3개월간 제한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프랑스는 쉬인을 통해 반입되는 소포를 공항에서 전수 조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U는 이미 지난해 11월 쉬인에 불법 상품 차단 조치와 미성년자 보호 대책, 내부 관련 문건 제출을 요구했다.
EU는 또 다른 중국 이커머스업체 테무가 불공정 보조금을 받았는지 확인한다며 지난해 12월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테무 유럽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올해 7월부터는 150유로(약 26만원) 이하 소포에도 3유로(약 5천원)씩 수수료를 매기기로 하는 등 저가 상품을 앞세운 중국 온라인 쇼핑 업계를 견제하고 있다.
한편 아일랜드 개인정보보호위원회(DPC)는 엑스(X·옛 트위터)의 인공지능(AI) 챗봇이 당사자 동의 없이 성적 이미지를 생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에 따라 조사를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아일랜드에는 주요 빅테크 기업의 유럽 본부가 몰려 있어 DPC가 이들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그록의 딥페이크 생성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부터 DSA 위반 여부를 별도로 조사 중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이날 내각회의에서 엑스와 메타·틱톡이 AI로 아동 성착취물을 생성·유포했는지 검찰에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유럽 여러 나라는 미성년자 정신건강 보호 등 각종 명분으로 소셜미디어 규제를 추진하며 엑스 소유주 일론 머스크와 충돌하고 있다. 머스크는 스페인 정부의 16세 이하 소셜미디어 사용 제한 방안과 프랑스 검찰의 엑스 사무실 압수수색에 대해 '정치적 공격'이라며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