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오는 5월 9일 만료되면서 정부의 후속 부동산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몰에 따라 유예는 예정대로 종료되지만, 이후 시장 안정을 위한 여러 정책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외부 연구용역을 거쳐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7월 세제개편안에 담기에는 빠듯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의 큰 방향은 비교적 뚜렷하다.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실거주 1주택'을 보호하고 투기·투자용 '비거주'에는 각종 혜택을 거둬들이는 쪽으로 설계가 예상된다.
이를 위한 '세제 카드'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기류다. 중장기적으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올리고 거래세(취득세)를 내리는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있어 보인다.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도 최근 이런 방향성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유세 인상은 다주택자의 '버티기'를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거론된다. 보유 부담이 낮을 경우 매물을 내놓지 않고 관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와 같은 일괄적이고 성급한 세율 인상보다는,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핀셋식' 접근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는 거주 여부에 따른 과세 차등화가 예상된다. 동일한 1주택자라도, 거주하지 않는 주택 보유에는 세 부담을 달리 설계하는 개념이다.
시장가격을 과도하게 끌어올리는 초고가 주택에도 차등적인 과세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
비거주 주택임대사업자 또는 개인 다주택자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비롯해 각종 세제 혜택을 줄이는 조치들이 예상된다. 매매 차익뿐만 아니라 보유 단계에서도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
직접 세제를 건드리지 않더라도 동원할 수 있는 정책카드가 많다는 점도 고려할 대목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공정시장가액비율, 세부담 상한 등의 조정만으로도 부동산 보유의 기대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
향후 정책 강도는 봄 이사철 매물 증가 폭과 주택가격 흐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최근 서울의 아파트 매물 증가는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종료 이슈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예상처럼 주택보유에 따른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선택지가 많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