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대표작을 만들고 세계 10대 감독 반열에도 올랐던 정진우 감독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정 감독은 이날 오후 8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유족 등이 전했다.
임종 직전 죽마고우인 임권택 감독, 동아수출공사 이우석 회장 등이 찾아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고인은 두 달여 전 반려견을 산책시키다 낙상 사고를 당해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62년 최무룡·김지미 주연 영화 '외아들'을 만들어 스물네살의 나이에 데뷔했다. 이듬해에는 신성일·엄앵란 주연의 '배신'(1963)을 연출했다.
대표작인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1980)는 제19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등 9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1981)는 제20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6관왕 기록을 세웠다.
그는 '자녀목'으로 제23회 대종상 감독상과 작품상도 받았다. 대종상 반공영화 최우수작품상, 청룡상 최우수감독상 등도 수상했다. 1984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세계 10대 감독으로 꼽히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1960~80년대에 활발한 작품활동을 한 고인은 당시 각종 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를 알렸다. 1972년 '섬개구리만세'로 베를린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자녀목'(1984)으로 제42회 베네치아영화제에 특별 초청됐다.
고인은 1995년 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까지 총 54편을 연출했다. 직접 설립한 영화사 우진필름에서 총 135편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계 원로로서 영화인들의 복지와 한국영화 발전을 위한 활동에도 매진했다.
1967년 한국영화감독협회를 창립하고, 1984년 영화복지재단을 설립했다. 1985년에는 영화인협회 이사장을 지냈고, 1989년에는 복합상영관 씨네하우스를 설립했다.
1993년 칸영화제에서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을 수훈했다.
유족은 아내와 아들, 두 딸이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에 마련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