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5천선에 안착한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비중이 높은 연금 상품 수익률도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개인형퇴직연금(IRP)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최근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20%대를 기록하며 증시 상승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개인IRP 원리금 비보장형 1년 수익률은 주요 증권사에서 20% 안팎에 형성됐다. 증권사 가운데서는 하나증권이 21.01%를 기록했고 신한투자증권 20.98%, KB증권 20.81%로 뒤를 이었다. 상위 3개사의 격차는 0.2%포인트 이내로, 단기 성과 기준에서 수익률 수준이 유사하게 형성된 모습이다.
보험사와 은행에서도 높은 수익률이 확인됐다. 보험사에서는 IBK연금보험이 24.66%로 가장 높았고 교보생명 22.47%, 삼성생명 22.09% 등 20%대 초중반의 성과가 나타났다. 은행권에서는 BNK부산은행 25.85%, iM뱅크(구 대구은행) 25.05%, 광주은행 23.97%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수익률 상승을 특정 사업자 경쟁력보다는 시장 환경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코스피 반등 흐름과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ETF 비중이 높은 IRP 비보장형 상품 성과가 단기간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은행과 보험사의 IRP 상품은 증권사처럼 ETF를 직접 편입하기보다는 관련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 경우 특정 자산군 비중이 높아지면 시장 상승분이 수익률에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는 특성이 나타난다.
사업자별 수익률 격차는 적립금 규모와 운용 구조 차이에서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의 개인 IRP 원리금 비보장형 1년 수익률은 16.05%로 비교 대상 내 꼴찌에 머물렀다. 상품 라인업과 운용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중소형 사업자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최대 퇴직연금 적립금을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은 수익률이 16.65%로 현대차증권 다음으로 낮았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도 수익률이 17.35%에 그쳤다. 대규모 자금을 분산 운용하며 변동성 관리와 안정적 자산 배분을 우선하는 전략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금 자산 운용에서는 사업자 규모에 따라 제약 요인이 다르게 나타난다”며 “대형사는 안정성 관리로 단기 수익률이 제한될 수 있고, 중소형사는 상품 선택 폭과 운용 구조 영향이 성과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퇴직연금 사업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IRP를 포함한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하지 않았던 키움증권 역시 올해부터 시장 참여에 나설 전망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지난해 말 연금 상품 시스템 구축과 상품 준비를 진행해 2026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리테일과 온라인 주식 거래 중심 사업 구조로 인해 연금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연금 자산 확대 흐름에 대응해 상품 라인업을 보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IRP 단기 수익률 상승과 달리 장기 성과 기준에서는 온도 차도 나타난다. 증권사를 포함한 은행·보험 사업자의 IRP 비보장형 상품은 3년·5년 수익률이 한 자릿수 중후반 수준에 형성돼 최근 1년 성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성과만으로 상품 경쟁력을 판단하기보단 장기 수익률 안정성과 변동성 관리 능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IRP 수익률 상승은 증시 반등 효과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며 “연금 상품의 특성상 단기 성과보다 장기 수익률 안정성과 자산 배분 전략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