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정시설 과밀에 시달리는 벨기에가 해외 감방 임차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용 여력이 남아 있는 에스토니아 교도소를 활용해 외국인 수감자를 이감하는 방안이다.
브뤼셀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아넬린 판 보사위트 벨기에 난민·이민 장관과 아넬리스 페를린덴 법무장관이 최근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을 방문해 현지 당국과 감방 임차 계획을 협의하고 교정시설을 직접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판 보사위트 장관은 "우리나라에 불법 체류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은 여기서 미래가 없다"며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이것이 가능하지 않으면 벨기에 외부에서 수감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구상은 스웨덴의 선례에서 착안했다. 스웨덴과 에스토니아는 지난해 여름 협정을 체결해, 스웨덴 수감자 최대 600명을 에스토니아 교도소 내 감방 400개에 수용하는 대신 연간 약 3,000만 유로(약 520억원)를 에스토니아에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웨덴은 이미 죄수 약 600명을 에스토니아로 이송한 상태다.
벨기에는 이 같은 모델을 적용할 경우 고질적인 교정시설 포화 문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불법 이주민 유입 억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수용 정원이 1만1,000명인 벨기에 교도소에는 1만3,000명 이상이 수감돼 있다. 일부 교도소에서는 침대를 놓을 공간조차 없어 재소자들이 바닥에 매트리스만 깔고 생활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벨기에 전체 수감자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4,400명은 정식 체류증이 없는 외국인이다. 정부는 이들 중 일부만 해외로 이감해도 교정시설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벨기에는 앞서 발칸 반도의 알바니아나 코소보에 감방을 임차하거나 교정시설을 신축해 수감자를 옮기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법적 문제에 가로막혀 무산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