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이자 2008년 금융 위기를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가 '비트코인 폭락 사태가 전체 금융시장에 연쇄적인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버리는 최근 서브스택 뉴스레터에서 최근의 비트코인 약세장이 심화하는 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유형의 금융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3일(현지시간)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이 24시간 전과 견줘 7% 이상 하락한 7만2,867 달러를 기록해 약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국면에서 나왔다.
버리는 "이미 시장이 비트코인 폭락의 일부 영향을 받고 있고, '참담한 시나리오(sickening scenarios)'들이 이제 현실화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3가지 경우의 수를 제시했다.
첫째는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다. 이 경우 암호화폐 보유 기관들의 막대한 손실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그는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같은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보게 될 것이며, 이 경우 자본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히게 된다"고 전망했다.
둘째는 6만 달러가 붕괴될 때인데, 이때는 '생존 위기'로 봤다.
버리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존립을 위협받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스트래티지가 실제 비트코인을 내놓는다면, 세계 가상 자산 시장 전체가 휘청거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비트코인 시세의 5만 달러 붕괴다. 이 때는 가상 자산 채굴 업체들이 파산해 자신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준비금을 매도하게 될 것이라고 버리는 내다봤다.
이 경우 금속 선물 시장도 위험하다고 봤다. 그는 "토큰화된 금속 선물 시장도 매수자가 없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버리는 과거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에 대해 "아무 가치도 없다"고 주장하며, 1600년대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튤립 가격 거품과 비슷한 "우리 시대의 튤립"이라며 혹평한 바 있다.
2008년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미리 예견해 관련 자산의 가격 하락에 돈을 거는 공매도 기법으로 큰 부를 쌓았고, 그의 이야기는 2015년 영화 '빅 쇼트'로 만들어졌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을 이끈 가장 큰 요인으로는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는 지정학적 불안이 꼽힌다.
미국의 그린란드 위협과 이란과의 갈등 국면 등 지정학적 우려 속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영향을 받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으로 통상 분쟁 우려가 커질 때마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향후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다.
통화정책이 암호화폐에 친화적이지 못한 가운데 그동안 호재로 여겨졌던 미국의 가상자산 입법 논의가 최근 답보 상태에 빠진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의 암호화폐 규율 체계를 정립한 '클래리티 법안'이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사업자의 반대에 직면하면서 올 상반기 내 통과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끈 기관의 자금도 암호화폐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이 기간 빠져나간 금액은 약 48억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