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혼외 관계 이후 성병에 걸리자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담긴 이메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가 이날 추가 공개한 약 300만 페이지 분량의 이른바 '엡스타인 문건'에는 정·재계 유명 인사들의 이름과 함께 미확인 이메일 내용들이 포함됐다.
문건 중 엡스타인이 자신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한 이메일에는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의 관계 이후 성병에 걸린 뒤 당시 배우자였던 멀린다에게 이 사실을 숨기려 했다는 미확인 내용이 담겼다.
해당 이메일에는 게이츠가 엡스타인에게 항생제 조달을 요청했고 성병 관련 증상을 설명한 뒤 이메일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게이츠 측은 즉각 반박했다. 게이츠의 대변인은 해당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고, 완전히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문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엡스타인이 게이츠와의 관계가 끝난 것에 좌절했고, 게이츠를 함정에 빠뜨리거나 명예를 훼손하려 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게이츠는 언론 인터뷰에서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자선사업 관련 논의로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은 인정했으나 "그를 믿은 것은 커다란 실수"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뉴욕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그의 사망 이후 정·재계 인사들과의 광범위한 교류 사실이 드러나며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엡스타인 간 이메일 교환 내역도 확인됐다. 머스크는 2012년과 2013년 엡스타인에게 "가장 흥겨운 파티는 어느 날에 하나"라며 개인 섬 방문 의사를 밝힌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엡스타인은 당시 머스크의 배우자였던 탈룰라 라일리를 언급하며 "내 섬의 남녀 비율이 탈룰라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탈룰라에게 비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회신했다.
다만 머스크는 이후 사정상 섬 방문이 어렵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머스크는 과거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을 "소름이 끼치는 인물"이라고 표현하며 "여러 차례 섬 초청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