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가격이 급등하면서 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카카오 가격 인상과 엔저 영향으로 최근 최근 5년 새 초콜릿 가격은 2배로 올랐다.
가격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의 구매량은 줄어들면서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기대하던 관련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총무성이 발표한 1월 도쿄 도심 23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100)를 보면 초콜릿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4% 상승했다. 이는 전체 과자류 평균 상승률 7.2%를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초콜릿 지수는 지난해 8월 205.6까지 치솟은 이후 이달에도 183.3을 기록하며 고점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약 2배 수준으로 오른 셈이다.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원료인 카카오빈 수급 불안이다. 최대 생산지인 가나 등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상 악화로 2024년 이른바 '카카오 쇼크'가 발생하며 국제 가격이 급등했다. 이후 국제 시세는 다소 하락했지만, 기업들이 고가에 확보한 원료 재고가 아직 소진되지 않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도 가격 압박을 키우고 있다.
민간 신용조사업체 데이코쿠데이터뱅크가 주요 백화점 등에서 판매되는 150개 초콜릿 브랜드의 밸런타인데이 전략 상품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초콜릿 1알의 평균 가격은 418엔(약 3,900원)이었다. 이는 2024년 395엔에서 1년 새 5.8% 오른 것으로, 올해 역시 작년 대비 약 5%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치솟는 가격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총무성 가계조사와 소비자지수를 토대로 도쿄 23구의 2인 이상 가구 2월 초콜릿 구매 수량을 추산한 결과, 지난해 구매량은 5년 전보다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밸런타인데이에 직장 동료에게 가볍게 건네던 '기리초코'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점도 판매 감소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업계는 각자 생존 전략 마련에 나섰다. 백화점 업계는 가격 저항을 돌파하기 위해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용량을 줄이는 대신 품질을 높이는 '작은 사치' 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