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캐즘에 따른 배터리 쇼크로 지난해 5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포드와의 합작법인 구조재편 과정에서 일시적 손실을 반영한 데 따른겁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황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박승원 기자. SK이노베이션 실적이 얼마나 안 좋게 나온건가요?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80조2,691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4,481억원으로 25.8% 늘었습니다.
문제는 순손실인데요.
무려 5조4,06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지난해 4분기 정제마진 강세와 윤활유 사업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둔화가 암울한 성적표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이 미국 포드와의 합작 법인 체제(블로오벌SK)를 끝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이른바 '빅배스'를 반영한 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SK이노베이션 자체 자산 손상은 물론, SK온이 떠 안은 4조2천억원 규모의 손상을 더하면서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한 겁니다.
회사측은 "회계 기준에 따라 자산 가치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조정으로 현금흐름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며 "올해 1분기 중 포드가 켄터키 공장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는 만큼, 재무구조는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SK이노베이션은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회사측의 기대처럼 올해는 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구조 재편, 비핵심 자산 매각 등 내실을 강화하고 재무구조 안정화에 힘쓴다는 방침입니다.
여기에 올해 총 3조5천억원을 투자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전기화 전략에도 매진한다는 계획인데요.
재무적 내실과 미래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인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여의도 증권가의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 화학 사업이 개선되고 있는 건 긍정적이지만, 배터리 사업에서 의미있는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섭니다.
무엇보다 SK이노베이션의 주력 무대인 미국 전기차 시장이 단기간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 전기차 구매보조금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포드 등 현지 완성업체들이 전기차사업을 종료하거나 비중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입니다.
SK온의 배터리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판매 물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는 만큼, 단기간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합작회사를 정리하며 공장 관련 고정비 부담이 감소했다는 시간만 벌었을 뿐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결국 배터리 사업에서의 의미있는 반등과 함께 재무 건전성 개선, 여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휴머노이드 등 신시장에서의 성과가 실제 이어지는지가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