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공식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대응 실패를 탈퇴 이유로 들자 WHO가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취임 첫날 지시했던 대로 WHO 탈퇴 절차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루비오 국무장관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WHO가 팬데믹 초기에 공중보건 위기 선언을 지연했고, 정보 공유가 미흡했으며, 코로나19 관련 보고와 정보 공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중국의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고 비판해왔다.
두 장관은 또 성명에서 "WHO는 여러 국제기구와 마찬가지로 핵심 임무를 저버리고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반복했다"며 "WHO는 미국이 창립 멤버이자 가장 큰 재정적 기부자인데도 미국의 이익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주도하는 정치적이며 관료주의 의제를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4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탈퇴 통보는 "미국과 세계를 모두 더 위험하게 만든다"며 "미국이 탈퇴 이유로 제시한 것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WHO도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내내 WHO는 신속히 대처했고 갖고 있던 모든 정보를 빠르고 투명하게 세계와 공유했으며 최선의 증거를 바탕으로 회원국에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WHO는 팬데믹 초기부터 경보를 발령하고 전문가 회의를 소집했으며, 각국 정부가 참고할 수 있는 방역 지침과 과학적 근거를 신속하게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백신, 거리두기 등 권고는 했지만 강제 정책을 요구한 적은 없었고, 실제 정책 결정은 각국 정부의 책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WHO는 미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왔고, 회원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공정한 국제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입장이다.
미국 탈퇴 문제는 다음 달 2일 시작되는 WHO 집행이사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아직 미국이 내야 할 회비가 남아있는 상태다. WHO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아직 납부하지 않은 회비는 2025년 1월 기준 2억6천만달러(약 3천800억원)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