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첫날 탈퇴를 지시한 지 약 1년 만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이 WHO에서 탈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WHO가 본래의 공중보건 임무보다 정치적·관료적 활동에 치우치며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운영돼 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대응을 문제 삼았다. WHO가 공중보건위기 선포를 늦게 해 세계가 대응할 시간을 허비하게 했으며, 코로나19 관련 보고와 정보 공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중국의 대응을 오히려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이후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관련 인력을 철수하는 등 탈퇴 절차를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WHO에서 탈퇴하려면 미국 법에 따라 WHO에 1년 전에 통보하고, 남은 채무를 모두 갚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WHO는 미국이 아직 납부하지 않은 회비를 2025년 1월 기준 2억6천만달러(약 3천800억원)로 추산했다. 하지만 복지부 당국자는 이날 언론간담회에서 미국이 WHO를 탈퇴하기 전에 빚을 청산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까지 WHO 최대 공여국으로, 2022~2023년 약 13억 달러를 지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탈퇴와 재정 지원 중단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소아마비, 에볼라 등 글로벌 보건 대응 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