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주의 한 이민자 구금시설에서 50대 쿠바 출신 이민자가 숨진 사건을 두고 교도관들에 의해 피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달 3일 텍사스주 엘패소에 위치한 캠프 이스트 몬태나 구금시설에서 쿠바 출신 헤랄도 루나스 캄포스(55)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최근 ICE 요원이 쏜 총에 30대 여성이 숨진 사건에 이어, 과도한 이민 단속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ICE는 루나스 캄포스가 약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가 소란을 피워 격리시설로 옮겨졌고, 같은 날 오후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직원들이 발견해 의료진을 불렀으나 결국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엘패소 카운티 검시관실의 한 직원은 루나스 캄포스의 딸에게 사망 원인을 '피살'로 분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검시관이 예비 사망 원인을 '목과 가슴 압박에 따른 질식'으로 보고 있으며, 독성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망 원인을 살인으로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격리시설에 있었던 한 수감자는 WP 인터뷰에서 루나스 캄포스가 약이 없다고 항의하며 독방 수용을 거부하자 최소 5명의 교도관이 그와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 수감자는 교도관들이 그의 목을 조르는 것을 봤고, 루나스 캄포스가 스페인어로 "숨을 쉴 수 없다"고 계속 말하는 것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의료진이 약 1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그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유가족 측은 "이것은 살인 사건"이라며 가해자들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토안보부는 WP에 루나스 캄포스가 자살을 시도하다 사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그가 보안요원에게 극렬히 저항하며 반복적으로 자살을 시도했고, 몸싸움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호흡을 멈추고 의식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즉시 의료진을 불러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현장에서 사망이 선고됐다는 것이다.
WP는 문제가 된 이 구금시설이 이미 열악한 환경과 이민자에 대한 신체 학대로 악명이 높다고 전했다. ICE 역시 자체 조사에서 연방 구금 기준 위반 사례를 수십 건 지적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