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신청해 '구청장 백댄서' 준비…공무원들 결국

광주 북구청 소속 여성 간부 공무원들이 구청장의 전국노래자랑 무대 출연을 앞두고 백댄서 역할을 사전에 준비할 목적으로 출장을 신청한 사실이 드러나 훈계·주의 조치를 받았다.

31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구는 국·과장급 여성 공무원 12명에게 훈계 10건, 주의 2건의 조치를 내렸다.

해당 조치는 지방공무원법에서 규정하는 법정 징계는 아니지만, 인사 기록에 남아 향후 근무 평정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감사 결과, 이들은 공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문 구청장의 무대 퍼포먼스를 사전에 논의하기 위해 출장을 신청해 이러한 처분을 받았다.

훈계를 받은 공무원들은 출장 신청서에 관내 취약지 점검 등 다른 목적을 기재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고, 주의 처분 대상자 2명은 '전국노래자랑 행사 지원'을 사유로 출장 신청을 했으나 소속 부서의 본래 업무와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됐다.

다만 녹화 당일 실제 무대에 올라 춤을 춘 행위 자체는 공무 수행의 일환으로 인정됐다. 행사 현장에서 백댄서 역할뿐만 아니라 주민 안전 관리, 행사 지원 등의 업무를 함께 수행한 점이 고려됐다고 감사실은 설명했다.

무대에 오른 8명 중 1명은 사전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 처분 대상에서 제외했고, 무대에 오르지 않고 사전 모임에만 참석한 5명에게 인사 처분을 내렸다.

앞서 지난달 6일 광주 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가 열렸는데, 여성 간부 공무원들이 출장 신청을 내고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선 문인 구청장의 백댄서 역할을 해 적절성·성인지 감수성 논란이 일었다.

북구는 "사전 모임이나 백댄서 역할을 한 것은 구청장의 지시나 개입 없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행위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