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의혹에 고개 숙인 김병기…원내대표직 사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고개를 숙이며 30일 전격 사퇴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의 의혹이 확대 증폭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면서도 "이 과정이 이재명 정부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책무를 흐리게 해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사퇴 결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사퇴) 결정은 제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제 의지"라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전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에서 받은 호텔 숙박 초대권 이용 논란, 부인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 보좌진을 통한 아들의 업무 해결 의혹 등 본인은 물론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전방위적으로 쏟아지면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론 부담이 커지고 국정 동력 약화 우려까지 제기되자, 집권여당의 첫 원내사령탑으로서 책임을 지는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민주당은 차기 원내대표 선출 준비에 돌입한다. 새 원내대표는 당헌에 따라 김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인 내년 6월 초순까지 약 5개월간 원내를 이끌게 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