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10년 걸렸는데"…2030 억만장자 '속출'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젊은 억만장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오픈AI의 AI 챗봇 챗GPT가 출시된 2022년 이후 3년 만에 AI 분야에서 억만장자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출신인 미라 무라티(37)는 지난 2월 자신의 스타트업 '싱킹머신스랩'을 설립하고 불과 4개월 만에 기업가치를 100억 달러까지 불렸다.

역시 오픈AI 출신인 일리아 수츠케버(39)는 지난해 6월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를 세웠고 아직 아무 제품도 출시하지 않았지만 32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페이팔의 모태가 된 엑스닷컴을 1999년 창업한 이후 페이팔 매각, 스페이스X 창업, 테슬라 상장 등을 거친 2012년에야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2022년 '피겨AI'를 창업한 브렛 애드콕(39)은 3년 만에 개인 순자산이 195억 달러(약 28조원)로 불어났다. 같은 해 영업을 시작한 아라빈드 스리니바스(31)의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기업 가치도 200억 달러로 평가된다.

NYT는 AI 분야 억만장자에 대해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경쟁적으로 높이면서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AI 분야 신흥 부자들은 과거의 창업주 억만장자들 보다 더 젊기도 하다.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의 마이클 트루엘(24) CEO와 공동창업자들은 지난 2022년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중퇴하고 회사를 세웠다. 이들은 불과 3년 만에 20대 억만장자가 됐다.

채용 플랫폼 '머코'(Mercor)를 만든 브렌던 푸디 CEO도 2023년 조지타운대를 그만두고 고등학교 동창들과 창업해 100억 달러 기업 반열에 올렸다.

마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역사학 교수는 "(1800년대 후반의) 도금 시대와 (2000년대 초) 닷컴 붐 때처럼 이번 AI 열풍은 무척 젊은 인물들을 매우 빠르게 아주, 아주, 아주 부자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주식 평가액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이들을 '서류상 억만장자'(Paper Billionaire)로 부르기도 한다.

벤처캐피털 사파이어 벤처스의 자이 다스 파트너는 "이들 기업 중 누가 살아남을지가 관건"이라며 스타트업이 약속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들의 부가 덧없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