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역대 최고 수준의 고환율 국면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 종가환율은 1430원 아래로 내려오며 지난해(1472.5원)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잇딴 수급대책에 따른 결과인데요.
이제 시장의 관심은 내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자세한 내용, 경제부 김보미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다행히 환율이 1450원 아래로 내려오긴 했지만, 시장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내년에도 환율 안정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연평균으로 보면 1,420원~1,430원대로 올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환율이 하락 안정하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재차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우선 상반기 환율 하락 안정의 근거로는 ▲지난 24일 있었던 정부의 구두개입 및 각종 수급대책 효과 ▲내년 4월 세계국채지수 WGBI 편입 ▲미국의 금리인하 사이클 등이 꼽힙니다.
특히 세계국채지수 WGBI 편입이슈의 경우에는 지수 편입 시 글로벌 자금으로 최소 560억달러(우리 돈으로 약 75조원)가 국내 국채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는데요.
국채 시장에 들어오는 자금은 보통 환헤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국내 시장에 달러 유동성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하반기에는 다시 환율이 오를 수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도 있고 5월에 또 연준의장 교체도 있기 때문에 상반기는 1,400원~1,410원 정도 될 것 같고 하반기에는 연준의 금리나 사이클이 끝나잖아요. 그러면 미국채금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보고 있어서 1430원 정도…]
<앵커>
일단 환율이 1420원대 전후라면 레벨 부담은 일부 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중요하게 살펴봐야 되는 게 바로 변동성일텐데요.
하반기 재차 환율이 튈 수 있다면, 내년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거든요. 어떤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화 가치 하락의 근본원인인 △한미 금리 격차, △국내 주식시장의 평가절하 등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언제든 환율 튀어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건데요.
때문에 내년에도 환율 변동성은 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변동성이 상당히 클 것 같고요. 연간으로 따지게 되면 1300원대 후반에서 1500원 정도까지 넓은 레인지에서 조금 흐름을 보이지 않을까라고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해외투자 확대로 인한 수급불균형 해소가 시급한 과제인데요.
기획재정부가 지난 24일 국내 시장 복귀계좌 RIA를 신설해 세제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환율 안정효과에 대해서 회의적인 분위기입니다.
RIA란 보유한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에 대해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말하는데요.
미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세제 혜택을 이유로 해외 투자를 포기할 유인은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겁니다.
결국 근본적인 방안은 국내 증시에 대한 구조적인 불신 해소인데요.
단기간 내 해결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환율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환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금리입니다. 내년 한국과 미국의 금리 수준은 각각 어떻게 될까요?
<기자>
우리나라의 경우 1년 내내 금리를 동결하거나, 연말에 1번 정도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환율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크지 않다는 건데요.
다만 내년에 관세로 인해 수출이 부진하고, 경기가 조금이라도 위축된다면 연말로 가서 한차례 정도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은 상반기에 2번 금리를 인하한 후 금리인하 사이클을 종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와 관련해선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 인터뷰 보시겠습니다.
[서정훈 하나은행 이코노미스트: 연준의 내년도 점도표상으로는 1회 인하가 예정되어 있는데 5월 연준 의장이 새롭게 취임하는 시점에서 두 번까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렇게 인하를 했을 경우에 중앙값으로 봤을 때 거의 중립금리 수준에 다다르는 상황이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10개 투자은행 중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노무라 등 6개가 내년 중 미 연준이 25bp 금리 인하를 두 차례 할 것으로 예상했고요.
JP모건과 도이체방크 등 2곳은 각각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씨티와 TD뱅크는 총 75bp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내년 시장을 흔들 변수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크게는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AI, △트럼프의 관세정책 이렇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는 금융시장에서 상당히 큰 변수로 꼽히는데요.
과거 미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때, 혹은 인상·인하 사이클을 끝낼 때 주식, 환율 할 것 없이 시장 변동성이 전반적으로 확대됐던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겠고요.
AI는 버블론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만큼, 지속적인 변수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코로나 이후로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많이 풀렸고 그 자금들이 미국 AI 투자로 많이 흘러들어간 상황인데요.
만약 AI섹터에서 조정이 온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 나갔던 해외 투자 자금들도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관세정책 부분을 보면요.
내년에 미국의 관세인상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교역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반도체 수출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 이 부분이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주요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이게 과연 정당한 것이냐를 놓고,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만약에 상호관세 무효 판결이 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 이 부분이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경제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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