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 회담 앞두고…러, 우크라 '공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28일 종전 협상을 위해 만나기로 한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른 오전 키이우 도심 곳곳에서 강한 폭발음이 잇따라 들렸으며,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가동됐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시민들에게 즉시 대피소로 이동할 것을 안내했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국 단위의 공습 경보를 발령했다.

러시아의 이날 공습 규모와 이로 인한 피해 범위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러시아의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서 만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기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치적·군사적 압박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종전안 이견을 상당 부분 좁혔지만, 가장 민감한 영토 문제에 관한 견해차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압박하기 위해 키이우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는 강도 높은 군사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군대를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 영토를 할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기를 원한다.

러시아는 성탄절 직전인 지난 23일에도 650대 이상의 드론과 30여발의 미사일을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13개 지역에 날려보내는 대규모 공습을 가해 4세 어린이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인 최소 3명이 숨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