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크리스마스 연휴 전날 강력한 구두 개입과 해외 투자금 U턴을 유도하는 세제 혜택 발표 이후 1480원을 상회하던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로 크게 하락했고, 오늘도 큰 폭으로 추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변곡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유주안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이 시각 환율 상황을 점검하고 전망까지 들어보겠습니다.
개장 전까지만 해도 일부 되돌림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는데, 추가로 큰 폭으로 또 하락하고 있네요?
<기자> 정부의 고강도 개입에 연이어 국민연금까지 환 헤지로 가세하며 환율의 방향성이 아래쪽으로 자리 잡는 모습입니다.
장 초반만 해도 수입업체 결제 실수요로 추정되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올라서기도 했는데요, 이후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가 본격화하면서 다시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서 장중 1430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선 개인투자자와 수출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전방위적 수급 관리와 강력한 구두 개입이 시장에 완승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1500원 돌파를 눈앞에 두었던 환율이 변곡점을 찍고 내림세로 방향을 틀 것이란 전망입니다.
달러 약세와 더불어 엔화, 위안화 강세 역시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화를 기대하는 요인입니다.
먼저 미국의 경기 지표 둔화와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달 전쯤 100pt 수준이었던 미 달러화 지수는 이달 중순 들어 빠르게 약세를 보이며 현재 97pt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최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 수준까지 내려와 있는데 25일 역외시장에서는 7위안을 하회한 6위안대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15개월 만으로, 중국 내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등 통화 정책과 더불어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안정되고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단기적이거나 일회성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엔화도 원화가 동조화를 보이는 통화인데요. 지난 19일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약세를 보여왔는데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25일 “계속해 정책 금리를 올려 금융 완화의 정도를 조정해 갈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엔화의 추가 약세를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올라갔던 것만큼이나 내려가는 것 역시 굉장히 빠르군요. 일단 올 연말 종가, 그리고 내년도 환율에 대해선 한시름 놓을 수 있겠지요? 주요 금융사들은 환율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기자> 그동안 환율이 빠르게 올라갔던 것은 수급적 요인과 더불어 과열된 기대 심리가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부가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U턴 등을 유도하고 국민연금도 환 헤지를 통해 물량이 시장에 풀리게 되면 수급적 요인으로 인해 과도하게 올랐던 부분은 해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연말 외환시장은 수급 공백이 나타나는 특성 때문에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수급 불균형이 다소 완화하면서 환율은 점차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흐름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주요 은행과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연말·연초 환율 범위를 살펴보면 대다수 연말 1450원을 하회하고, 내년 초 1400원 수준까지 추가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 하반기 시작할 때 환율 수준이 1350원대였는데, 그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짚어보면 내년 우리 경제는 올해보단 다소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1%인 경제성장률이 1.8%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2.5%로 3.75%인 미국보다 1.25%p 낮은 상황인데, 앞으로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는 우리와 달리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내린다면 이 폭이 줄어들면서 환율을 끌어내리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수급 면에서는 호재에 가까운 이슈도 예정되어 있는데, 내년 4월부터 우리나라 국채가 FTSE의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어 11월까지 편입 과정을 거치게 될 텐데, 이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규모가 2조 5000억 달러입니다. 최대 50~70조 원의 자금이 우리 채권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원화 수요가 늘고, 환율 안정화로 이어지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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