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성탄절 이브와 성탄절 날 폭풍우와 뇌우 등 악천후로 인해 최소 2명이 숨졌다.
성탄절 이브날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쳐 캘리포니아 남부 산악 지대에 5∼10인치(127∼254㎜) 이상의 비가, 저지대에는 2∼5인치(51∼127㎜)의 비가 내렸다고 25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이 전했다.
전날 LA국제공항과 버뱅크 공항, 옥스나드, 샌타바버라, 애너하임 등 LA 카운티 일대 주요 지역에서 역대 일일 최고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고 지역 일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날 오전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시속 100㎞를 넘는 강풍이 불고 뇌우가 발생해 돌발적인 홍수가 샌프란시스코 광역권 일부 지역에서 일어났다.
LA에서 북동쪽으로 약 129㎞ 거리인 샌게이브리엘 산맥의 라이트우드 지역에서는 폭우로 홍수가 나 주택들과 차량이 침수됐다. 이에 구조대가 출동해 차와 집 안에 갇힌 주민들을 구조했다.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는 새크라멘토 남부에서 한 운전자가 빗길에서 차를 몰다 미끄러져 전봇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에서는 61세 남성이 강풍에 떨어져 내린 나뭇가지에 부딪혀 사망했다고 지역 소방 당국이 전했다.
캘리포니아 동부 내륙 시에라네바다 산맥 일대에는 폭설이 내리고 강풍이 불어 당국은 눈사태 위험이 있다며 겨울 여행객들에게 주의하라는 경보를 내렸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몬터레이 카운티의 1만7천여가구(상업시설 포함)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주 내 12만여가구에 전기가 끊긴 상태라고 미국의 정전 현황 추적사이트 파워아우티지가 전했다.
성탄절을 악몽으로 바꿔 놓은 악천후에 대해 기상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에 약 2년 만에 대규모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이 나타났다고 본다.
이는 태평양에서 발원해 미 서부로 이동하는 좁고 긴 형태의 강과 같은 수증기대(帶)를 일컫는다. 많은 양의 비가 수일간 계속해서 내리게 된다.
기상청은 성탄절인 이날부터 이틀간 폭풍우가 잦아들고 강수량도 전날보다는 적을 것으로 관측했지만, 침수된 지역에서 홍수나 토석류·산사태 위험은 여전해 계속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