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지난 6월 벌인 '12일 전쟁' 이후 다시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 복원 움직임에 강하게 경고하며 선제 타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자국 공군 조종사 수료식에서 "하마스, 헤즈볼라, 이란의 재무장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대립을 원치 않지만 가능한 모든 위협에 고도로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공군 참모총장도 "새로운 위협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함께 경고했다.
이번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연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둔 시점에 나왔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이 회담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진전 상황과 군사 행동 가능성 등이 의제로 오를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WSJ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가자 전쟁 종전 합의를 유지하고 시리아 새 정부와 긴장을 완화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발언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만약 이스라엘이 탄도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다시 이란을 공격할 경우 지난 여름 전쟁 이후 한동안 가라앉았던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시설 재건에 대해 경고한 적은 있지만, 이란의 미사일 복원을 직접 문제 삼은 적은 없다"며 "미국 관리들이 물밑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가능성에 불만을 표해왔다"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 6월 전쟁 당시 대규모 미사일 공세를 퍼부었지만, 재고와 생산시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공군력에서 밀리는 이란은 미사일을 핵심 방어 수단으로 삼고 전력 재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샘 레어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근거로 "이란이 파괴된 미사일 생산 기지를 재건 중이며, 완공 후 한 달에 수백발의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향후 몇 년간 수천발의 미사일을 다시 확보하면 자국 방공망이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한다. 지난 '12일 전쟁' 때에도 이란의 동시다발적 미사일 공격으로 방공망 일부가 뚫리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고, 국민들의 불안이 커졌다.
이스라엘의 선제타격이 현실화될 경우, 미군의 지원 여부도 중대한 변수로 꼽힌다. 지난 6월 전쟁 당시 이스라엘은 다비드슬링·아이언돔·사드(THAAD)·SM-3 등 방공시스템을 총동원하고도 미군의 대규모 요격 지원을 받아야 했다. 당시 미군은 수백발의 미사일 요격탄을 사용하며 탄약고를 대거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니 시트리노비치 이스라엘 국방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재래식 전력 증강을 이유로 전쟁을 벌인 적은 없었다"며 "자신이 설정한 레드라인이 오히려 또다른 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