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金) 가격이 약 두 달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급등 흐름을 두고 투기세력에 의한 측면이 크다는 경고가 나와 주목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1.9% 오른 온스당 4,46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480달러를 웃돌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금값 상승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맞물려 은을 포함한 귀금속 전반으로 확산됐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갈등이 부각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고, 이에 따라 금 가격 상승세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국제 금 시세가 올해 상승률(67%)만큼은 아니어도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선물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6년 금 목표가격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제시하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15.5%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최근 금값을 강하게 밀어 올린 배후에 투기성 자금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국제 금 가격이 두 달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고, 국내 금 가격은 환율상승(원화 약세) 효과가 더해져 지난 한 달간 거의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도 "강력한 금가격 상승세의 배경은 '구조적 기반' 위에 '단기 투기세력의 모멘텀 전략'이 더해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금 가격 상승 배경으로 지목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앙은행의 매입, 지수상장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란 '3대축'만으로는 최근의 강력한 상승세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백 연구원은 "현재 금 시장은 기초적 여건을 넘어선 모멘텀 중심의 투기적 장세 성격을 보인다"면서 "금 가격이 중요한 심리적·기술적 저항선을 돌파할 때마다 추세 추종 퀀트 펀드와 단기투기세력의 자동 매수 주문이 대거 실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재정적자 및 국가부채 증가로 주요 선진국 화폐가 돈값을 못 하면서 금 가격이 반사이익을 얻는 측면 등 구조적 여건과 금 가격 랠리는 투자자들을 혹세무민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기세력이 주도하는 장에 뛰어들려면 단기적 마인드가 돼야 한다. 단기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되고 나면 어디든 오를 수 있고 언제든 꺼질 수 있다"면서 "현재 가격이 경제적 배경으로만 오른 것이 아님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