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는 18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기술·지역·인재·자본 등 네 가지 관점에서 국가 성장 전략의 중심을 벤처 중심으로 재편한 첫 종합대책이다.
이번 종합대책의 배경에는 최근 AI와 딥테크를 중심으로 한 기술 대전환의 최전선에 비상장 벤처·스타트업이 자리한다는 데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벤처생태계를 매개로 자본과 기술, 인재와 안보 역량까지 결집해 사실상 '국가 총력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또한 국내 경제는 인구절벽, 성장 둔화, 산업 고도화 정체라는 한계와 마주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의 성장 공식을 반복하기보다, K-벤처를 국가 성장 전략의 중심에 세우는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벤처의 한계로 꼽히는 딥테크 분야의 대기업 의존 구조, 수도권 중심의 생태계 편중, 우수 인재의 벤처 유입 한계, 장기·대형 투자를 뒷받침할 모험자본의 취약성 등을 보완하기 위한 혁신 전략을 발표한 셈이다.
이번 종합대책은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개 육성 ▲유니콘·데카콘 50개 창출 ▲연 40조원 규모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 진입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4대 전략과 15대 세부 추진 과제를 포함한다.

●전략 1 '기술'…벤처의 글로벌 빅테크 도약 성장경로 마련
첫 전략은 벤처의 글로벌 빅테크 도약 성장경로 마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AI 고속도로로 유니콘·데카콘 도약'이란 첫 번째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확보 예정인 약 5만 장 규모의 GPU 중 일부를 벤처·스타트업의 연구개발과 실증에 전략적으로 배분하고, ABCDEF(AI(인공지능), Bio(바이오), Contents&Culture(콘텐츠&문화), Defense(방산), Energy(에너지), Factory(첨단 제조)) 등 6대 전략산업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개편해 2030년까지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개를 육성한다. 또한 ‘차세대 유니콘 발굴·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당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단계별 투자·보증으로 2030년까지 총 13.5조원을 지원하는 한편,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대규모 후속투자와 금융지원도 지속해 나간다.
B2B·B2G 신시장도 개척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을 단계별 성과에 연동한 마일스톤 방식으로 전환하고, 협업 허브와 성과공유 모델을 구축해 혁신벤처의 기술 성과가 산업시장으로 연결되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창업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도를 벤처기업의 제품·서비스까지 확대해 중·후기 벤처의 공공시장(B2G) 진출을 촉진한다.
그 다음으로는 K-벤처를 글로벌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도쿄,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 주요 혁신 거점에 스타트업·벤처 캠퍼스를 구축하고, 서울에는 글로벌 창업허브를 조성한다. 또한 글로벌 한인 창업가 네트워크와 공동펀드 조성 등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해외 빅테크와 연계한 AroundX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분야별 해외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스타트업 원스톱 지원센터’ 구축 역시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법률·세무·경영 등 창업 전 과정의 복합 애로를 AI 기반으로 일괄 지원하고 규제 발굴, 공론화, 조정의 3단계 체계를 마련한다. 또 광역연계형 규제자유특구를 도입해 신산업 관련 덩어리 규제를 해소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전략 '지역'…"곳곳으로 혁신 포용성 확대"
다음으로 정부는 '지역과 사회 곳곳으로 혁신 포용성 확대'란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실패가 자산이 되는 재창업 지원'을 과제로 내놨다. 재도전 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는 ‘재도전 응원본부’를 신설*하고, 전국 19곳의 지역별 재도전 종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재도전에 친화적인 사회적 문화를 확산한다. 아울러 ’30년까지 1조원 규모의 재도전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보증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창업자의 재창업 신설법인에도 기술보증을 신설하는 한편, 벤처투자 연대책임 제한을 확대해 실패 이후 재도전의 문턱을 대폭 낮춘다.
로컬벤처 혁신 거점도 고도화한다.
먼저 지역 창업도시 10곳을 조성한다. 지역창업 거점허브인 스타트업 파크를 확충함과 동시에, 창경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창업 프로그램을 집중 지원하고, 권역별 지역창업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TIPS 선정 시 지역기업에 최대 50%를 우선 배정하고 투자요건을 완화하며, KAIST 등 과기특성화대와 연계한 딥테크 창업거점과 글로벌 스타트업 센터를 비수도권으로 확산한다.
국가 전역에 벤처투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지역·초기투자 토양 개척'도 과제로 내놨다.
모태펀드를 마중물로 3.5조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일반 모태자펀드에도 지역투자 의무비율과 인센티브를 도입해 지역 친화적 벤처투자를 강화한다. KVIC 지역사무소와 엔젤투자허브를 5극 3특 중심으로 확충한다. 아울러 초기창업펀드를 확대하고 창업기획자·개인투자조합 규제를 완화해 초기투자 활성화를 추진한다.
'소셜벤처 르네상스' 개념도 제시했다 .
이를 위해 소셜벤처 개념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재정립하고 벤처기업 제도와 연계해 제도적 위상을 강화하는 등 소셜벤처법 제정을 검토한다. 아울러 임팩트 펀드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자금을 공급하고 매년 1,500억원 이상의 임팩트 보증을 지원하는 한편, 팁스 내 ESG 분야 스타트업을 10% 우선 배정한다.

●"벤처생태계 인재 확보 구조 만든다"
세 번째 '인재' 관점에서는 국내외 우수 인재가 벤처생태계로 모여드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K-벤처의 위상부터 끌어올린다는 설명이다.
우선 벤처기업 인정 범위를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벤처투자 계약 문화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편해 사전동의권을 ‘전원 동의’에서 ‘집합적 동의’ 방식으로 전환하고, 분리형 계약서 활용을 유도한다. 또한 복수의결권 제도를 합리화해 지배구조의 선진화와 경영 유연성을 높이고, 해외 이전 기업 중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플립(FLIP)기업에 대한 분석·연구도 추진한다.
기술인재가 모이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청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통해 연 1,000명의 예비창업가를 발굴하고, 단계별 경연으로 창업 루키 100명을 선발해 사업화와 투자유치를 지원한다. 아울러 벤처기업 스톡옵션을 이사회 결의로 부여하도록 개선하고, 시가 미만 한도를 5억원에서 2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해 인재 유입을 촉진한다. 이와 함께 VC 인력의 성과 기여도를 명확히 하고 이해상충을 해소하기 위해 투자조합운용전문회사(GP Entity) 도입을 추진한다.
국가 전방위로 기업가정신을 확산하는 것도 세부과제다.
관련해 국회·정부·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신설하는 등 국가 차원의 벤처혁신 컨트롤타워를 공식화한다. 기업가정신과 ‘pay it forward(도움을 나누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문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종합포털을 구축해 정책 대응, 아카이브, 교육·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선배 벤처기업과 창업가가 후배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선배 벤처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벤처 주간을 법제화하고 ‘벤처 명예의 전당’을 신설하는 한편, 매출 1천억 원 달성 기업을 ‘벤처 마일스톤 클럽’으로 브랜드화해 벤처 성과를 국가적 자산으로 확산하겠다는 설명이다.
●자본 확보로 유동성 공급
마지막 전략은 벤처투자 재원 확대다.
정부는 모태펀드 2.0 시대로 모두가 참여하는 투자 플랫폼을 구축할 전망이다. 연기금·퇴직연금 전용 국민계정을 신설해 모태펀드가 손실을 우선 부담하고, 재정 출자 확와 존속기간 연장 근거 마련으로 플랫폼 기능을 강화한다. 아울러 범부처가 참여하는 모태펀드 운용위원회를 구축해 운용의 투명성과 전략성을 높이고, 법정기금·퇴직연금의 벤처투자 참여와 글로벌 자금 유입도 적극 촉진한다.
또 금융 규제를 벤처출자 친화적으로 개편해 민간 자본의 참여를 확대한다. 은행의 정책펀드 출자 시 위험가중치(RW) 적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증권사는 대형 IB(Investment Bank)를 중심으로 비상장 벤처투자를 포함한 모험자본의 의무공급을 추진한다. 아울러 외부자금 모집·해외투자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활성화와 대·중견기업의 전략적 투자를 촉진한다.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서는 세제 인센티브가 대폭 강화된다. 피투자기업 업력 제한을 7년에서 10년으로 완화하고 법인의 벤처모펀드 출자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는 한편, 법인이 벤처펀드를 통해 후속 투자하는 경우를 고려하여 특수관계인 적정 요건을 검토한다. 아울러 기술보증기금을 기술금융 종합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고, 벤처투자 불공정 계약 근절을 위해 부당행위 신고센터를 법제화한다.
정부는 마지막으로 '혁신투자 선순환 구조'를 세부 과제로 제시했다.
중소벤처기업 M&A 플랫폼을 고도화해 발굴·자문·금융을 종합 지원하고, M&A 펀드와 보증을 대폭 확대한다. 특히 M&A 보증은 ’25년 300억원 수준에서 ’30년 2,000억원까지 규모를 확대한다. 시장 수요에 대응하여 일반 세컨더리, LP 지분 유동화, 컨티뉴에이션 펀드 등 다양한 세컨더리펀드를 확대 조성하여 벤처투자 중간 회수시장을 활성화한다.
총 15개로 제시된 이번 과제는 내년 상반기부터 실행될 예정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이번 대책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 업계가 함께 벤처 현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실행으로 연결해 가야 한다”며 “앞으로 AI 고속도로 위에서 탄생할 차세대 유니콘의 성패는 내수 의존성을 넘어선 글로벌 확장 역량과, 고난도 딥테크 난제를 돌파하는 기술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중기부는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제도개선과 정책 이행에 속도를 내고, 벤처·스타트업이 K-빅테크로 성장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자원과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