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인플루엔자)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높은 발병률(2024년 대비 14배)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홍삼의 A형 독감 억제 분자 기전이 최초로 밝혀졌다.
이상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 성과다. 홍삼의 면역조절 효과와 다양한 바이러스 억제 연구결과는 여러 차례 보고되었으나, A형 독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구체적인 분자 기전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준 교수팀은 홍삼을 섭취하면 인플루엔자 A형 및 변이 바이러스 감염 시 ‘ZBP1이 관여하는 항바이러스 경로’를 강화해, 감염세포 제거가 촉진되고 바이러스 단백질 발현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ZBP1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정상 세포를 인식하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데,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다르다. 이상준 교수팀은 앞선 연구에서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ZBP1이 감염세포 사멸 경로를 활성화해 바이러스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규명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홍삼이 이 경로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세포 및 동물모델을 통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가 생성되는 골수에서 분리·배양한 대식세포(BMDMs)에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뒤 홍삼을 처리한 결과, 무처리 대조군에 비해 감염 세포의 사멸이 증가하고 바이러스 단백질 발현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효과는 ZBP1이 존재하는 세포에서만 나타났다.
연구팀은 세포실험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정상 실험쥐와 ZBP1 결핍 실험쥐에 7일간 홍삼을 투여한 뒤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그 결과, 홍삼 투여시 대조군에 비해 폐 조직 손상과 염증이 줄고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 반면, ZBP1 결핍군에서는 동일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상준 교수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감염에서 홍삼이 ZBP1이 관여하는 감염세포 제거 경로를 강화하는 기전을 확인했다”며 “홍삼은 ZBP1 의존적 세포사멸 경로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과도한 면역반응 없이 안전하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바이러스별로 ZBP1 경로 사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모델에서 홍삼의 항바이러스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고려인삼학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2025년에 SCIE 국제학술지 Journal of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