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위성용 우주 반도체 개발에 나섭니다.
미국과 유럽에 의존해왔던 우주 반도체의 국산화를 통해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시대를 앞당기겠단 계획입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살펴봅니다. 이 기자, 우주반도체가 일반 반도체와 설계부터 제조까지 방식이 다르다면서요. 국내에서는 개발하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우주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의 한 종류인데, 라디오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통신용 칩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일반 반도체는 극한의 온도나 방사선에 노출되면 메모리 오류, 회로 파손, 전류 폭주 등이 일어납니다.
반면 우주 반도체는 우주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방사선 내성, 방사선 저항성으로 설계됩니다.
재료와 설계 그리고 패키징까지 메모리 반도체와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 개발이 쉽지 않은 거죠.
연구개발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국내에서는 수요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우주 반도체는 우주 강국인 미국과 유럽에서 주로 개발 및 생산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미국항공우주국(NASA)나 유럽우주국(ESA)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들여왔었던 실정이고요.
이런 가운데 한화시스템이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협력해 처음으로 개발에 돌입하는 겁니다.
이번 과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등이 함께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됩니다.
한화시스템은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데이터의 송수신을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해 초고속·대용량의 지상-우주 간 통신이 가능한 반도체를 개발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런 방식의 우주 반도체는 현재 미국에서 스페이스X와 아마존이 개발해 각 사의 위성에 탑재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주 산업이 활성화된 주요국에서는 민간 기업들이 이미 선두에 있는데, 한화시스템이 시장에 뛰어든 배경이 뭔가요?
<기자>
미중 간 우주 경쟁에서 위성을 통한 위치 추적이나 고해상도 영상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4일)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저궤도(LEO)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에서도 공식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그만큼 위성 통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인데요.
우리나라는 지상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을 갖추고 있지만, 도서 지역·산악 지대·해상 및 항공·군사 기지 등 영역에서는 위성 통신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앞으로 군용 및 상업용의 저궤도 위성 발사를 확대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전세계 우주 반도체 시장은 북미에서 지난해 기준 점유율 45.08%로 선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약 1조8천억 원을 기록한 글로벌 시장은 올해 21조 원, 오는 2032년에는 30조 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첫 출발은 국가 주도의 공공 개발 프로젝트 차원이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사업화 가능성도 있다고요.
<기자>
한화시스템은 이번에 수주한 우주 반도체 개발 과제의 완료를 2029년으로 목표하고 있는데요.
개발이 완료되면 앞으로 본격적인 상업 생산과 더 나아가 해외 수출까지 노릴 수 있습니다.
특히 군용 위성에 탑재되는 우주 반도체는 통상 일반 반도체보다 최대 1,000배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입니다.
때문에 사업화에 성공하면 수익성 제고 등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3년간 방산 관련 수주 확대로 초소형관측위성체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등 사업을 포함한 방산부문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을 이미 뛰어넘었고요.
최근 누리호 4차 발사 성공과 맞물려 이번달 국내 최대 규모의 위성 개발 및 제조시설을 제주에 준공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내년부터 이곳에서 매달 최대 8기, 연간 100기의 소형 위성을 자체 생산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김정은, CG:신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