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가 경쟁사인 프라다에 총 13억7천500만달러(약 2조원)의 금액에 매각됐다.
프라다는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베르사체 인수에 대한 모든 규제 승인을 받고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베르사체의 모회사인 미국 카프리 홀딩스로부터 베르사체 지분 100%를 현금 거래로 인수한 것이다.
카프리 홀딩스는 패션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와 지미추를 소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베르사체 판매 자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8년 잔니 베르사체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설립한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는 신화 속 괴물 메두사를 브랜드 상징으로 한다. 화려하고 대담한 디자인과 색채가 특징으로 꼽힌다.
베르사체는 2018년 카프리 홀딩스에 매각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실적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프라다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지만 베르사체를 인수해 고객층을 다양화하며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케링 등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프라다 그룹의 후계자인 로렌초 베르텔리는 그룹 마케팅 총괄 및 지속가능성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베르사체의 도약을 이끌 집행의장까지 맡을 예정이다. 그는 프라다 창립자 미우치아 프라다의 아들이다.
베르텔리는 베르사체에 급격한 경영진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시장에서 오랫동안 부진했다며 대대적인 혁신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번스타인 컨설팅사의 분석가 루카 솔카는 이번 거래에 대해 "미니멀리즘의 프라다와 맥시멀리즘의 베르사체가 결합했다"며 두 브랜드가 동일 고객층을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베르사체는 전성기를 훨씬 지난 상태"라며 "도전과 기회는 이 브랜드를 다시 시대에 맞게 만드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