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이 일제히 하락하며, '암호화폐 겨울'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레버리지 강제 청산 등이 겹치며,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먼저 비트코인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다소 오름세로 전환했다고 하지만, 8만5천달러선이 붕괴되기도 했죠?
<기자>
네, 오늘(2일) 새벽에는 8만4천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깊은 골을 이루기도 했는데요.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약 4% 하락한 8만7천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10월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 12만6천달러와 비교하면 약 두 달만에 30% 이상 떨어진 수준입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 리플 등 가상화폐 시장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투자 회피 심리가 주식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는데요.
스트래티지는 (1일) 장중 12% 폭락하기도 했고, 비트마인과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등 코인 관련 기업이나 수익성이 낮은 기술주, 밈 주식 같은 투기적 테마주 위주로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또 그동안 가상화폐 시장의 큰 돈줄이었던 상장지수펀드, ETF에서도 자금이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는데요.
비트코인 현물 ETF 중 최대 규모인 블랙록 IBIT에서만 지난 한 달간 24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조5천억원이 환매되며, 비트코인 ETF 출시 이후 최대 월간 자금 유출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불과 보름전만 해도 비트코인이 반등에 성공해 연말 15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었는데, 하락세가 이렇게 가속화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만, 일단 이번 급락세는 일본의 금리인상 시사가 트리거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오는 18~19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 금리 인상에 대한 장담점을 검토하겠다"며 "조정은 너무 늦거나 이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연준이 금리 인하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 일본이 금리 인상 깜빡이를 키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가장 먼저 가상자산 시장을 타격한 셈입니다.
또 다른 요인은 큰손들의 매도와 과도한 레버리지의 청산인데요. 특히 스트래티지가 최후의 수단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매각의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의 영향이 컸습니다.
스트래티지는 (현지시간 1일) 배당과 부채 이자 지급을 위해 자금조달 계획을 밝혔는데,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 보유 순자산가치(mNAV)보다 낮게 거래될 경우 보유한 비트코인 및 관련 증권 일부를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 같은 해외 거래소의 경우 투자액의 20배, 50배, 심지어 100배까지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합니다.
지난 10월 10일 190억달러, 한화로 27조원 넘는 레버리지 강제 청산 사태가 있었죠. 이후 청산에 따른 가격 하락이 또 다른 청산으로 이어지면서 11월에도 일일 10억달러 규모의 청산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암호화폐의 겨울'이 4년마다 돌아온다는 우려가 나온다는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추세적 하락장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나요?
<기자>
더 큰 변동성에 대비하라는 전망과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해가는 과정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가상화폐 트레저리 회사 BNB 플러스의 패트릭 호스먼 CIO는 "비트코인이 6만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고, 아크인베스트의 전 크립토 책임자인 크리스 버니스키는 "아직 저가 매수국면으로 볼 수 없다. 7만5천달러 아래까지 내려가야 매력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단기 조정이 있을 수 있으나, 거대한 흐름엔 변화가 없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그동안 가상자산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온 뱅가드가 2일부터 가상자산 현물 ETF와 뮤추얼 펀드 거래를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뱅가드는 세계 2위 자산운용사죠. "최근의 변동성 속에서도 유동성을 유지하며 성숙해지고 있다"고 가상자산 시장을 평가한 만큼, 추가적인 거래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크고요.
이 뿐 아니라, 현재 SEC의 승인을 기다리는 가상자산 관련 ETF가 150여개에 달한다는 점,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퇴직연금 계좌 내 가상자산 투자 허용이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오기석 렉스셰어즈 아시아사업 대표 : 미국의 ETF 운용사들은 여전히 추가 상품을 내려고 하고 있고, SEC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중 하나가 미국 퇴직연금 안에서 가상자산을 투자할 수 있게 허락해주는 법안이었는데, 아직 실제 투자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내년 상반기에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