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은 가격이 올해 연초 대비 71% 상승하며 금값 상승률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미국 경제 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은 가격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올해 안전자산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금과 함께 고공행진을 거듭해왔다.
은 현물 가격은 지난달 중순 온스(약 31.1g)당 54.47달러를 기록해 올해 연초 대비 71% 뛰었다. 같은 기간 금 가격 상승률은 54%였다.
은 가격이 이처럼 최고가 행진을 하는 것은 최근 50년 사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는 1980년 1월 미국의 석유 갑부 헌트 형제가 세계 은 공급량의 3분의 1을 쥐고 시장을 장악하려고 했던 때와 2011년 미국 부채한도 위기 당시 안전자산으로서 금·은의 인기가 치솟던 때였다.
은은 금과 비교해 시장이 10분의 1 규모고 가격 변동성이 커 '악마의 금속'으로 불리기도 한다.
올해 은 가격 급등의 원인은 복합적인데, 만성적인 공급난에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인도에서의 인기, 전기차·인공지능(AI) 등 산업 현장에서의 수요 증가 등이 겹치면서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최근 10년 사이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은 광산의 생산량이 줄면서 공급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중순 인도에서는 은 가격이 공급난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연초 대비 85% 뛰었다.
인도에서는 보석·장신구와 식기 등에 은을 즐겨 쓰면서 매년 약 4천t의 은을 소비하는 데다 투자 수단으로도 은을 선호한다. 인도는 자국에서 쓰이는 은의 8할(80%)을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세계 첨단 제조업에서 은 수요가 느는 것도 은값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은은 전기와 열 전도성이 모두 뛰어나 전기차나 AI 관련 컴퓨터 부품, 이차전지, 태양광 패널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현재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은의 양은 25∼50g대로 추정된다.
인베스코의 심스는 "은은 귀금속과 산업용 금속을 오가는 존재이며 배터리와 태양광 등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화석 연료를 넘어서 전기 에너지 중심으로 세상과 기술이 진보하면서 그 값어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