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업종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한 주(3~7일) 동안 나스닥 종합지수는 3% 하락해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주간 하락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미국 해방의 날' 상호관세 계획 발표 여파로 10% 급락한 4월 1주(3월 31일∼4월 4일) 이후 최대였다. 특히 AI 산업의 과열 투자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주요 기술주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종목별로 팔란티어가 11% 급락했으며 오라클(-9%), 엔비디아(-7%), 메타(-4%), 마이크로소프트(-4%) 등도 줄줄이 내렸다.
이들 종목을 포함한 AI 관련 상위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한 주간 약 8천억달러(약 1천166조원) 줄었고,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시총 5조달러를 돌파했던 엔비디아의 경우 이 기간 시총 약 3천500억달러(약 510조원)가 증발했다.
지난달 하순까지만해도 AI 열풍과 긍정적인 경기 전망 덕분에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던 나스닥은 'AI 거품론'이 다시 확산하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정부 셧다운이 역대 최장인 36일째 이어지면서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된 점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여기에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소비심리 악화, 기업 감원 확대 소식 등이 시장 분위기를 더욱 위축시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JP모건을 인용해 평소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던 개인 투자자들도 매수를 멈췄다고 전했다.
팔란티어는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 우위를 보였고, 올해 급등한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에서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
롬바르드 오디에 자산운용의 플로리안 이엘포 거시경제 책임자는 FT에 "AI 관련 자본 지출은 막대하며 점점 부채에 의존하고 있다"며 "2000년 '닷컴 버블' 때의 무리한 투자 열풍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