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에너지 드링크 제조업체 몬스터 비버리지(티커명 MNST)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경쟁사 셀시어스(티커명 CELH)를 압도하는 성과를 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역대 최고인 43%에 달하며 글로벌 성장세를 입증했고, 제로 슈거 라인업의 인기와 가격 인상 효과로 매출총이익률도 55.7%까지 회복했다. 반면 급성장 후유증을 겪고 있는 셀시어스는 유통망 재편에 따른 실적 둔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미 증시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현지시간 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몬스터 비버리지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16% 급등한 69.7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들어 33% 상승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셀시어스는 같은 날 7.86% 급락한 41.52달러, 지난달부터 약 32% 하락한 상태로 음료 시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 해외 매출 43% '역대 최고'..제로 슈거 제품 통했다
몬스터 비버리지가 전날(현지시간 6일) 공개한 3분기 실적은 모든 지표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넘어섰다. 총 매출은 22억 달러로 컨센서스 21억 1천만 달러를 상회했고, 조정 EBITDA는 7억 800만 달러로 예상치 6억 2천만 달러보다 높았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56센트로 컨센서스 48센트를 17.5%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힐튼 슐로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보고서와 컨퍼런스 콜에서 “기록적인 분기 매출과 순이익을 달성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강력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몬스터 비버리지의 이러한 3분기 실적은 해외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전체 사업에서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7% 성장을 이어갔고, 해외 매출은 전체 사업 비중의 43%로 역대 최고치를 썼다. 이는 북미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아시아와 유럽 등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3% 늘었다. F1(포뮬러 원) 레이싱의 맥라렌 소속인 랜도 노리스를 모델로 한 제로 슈거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며 유럽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APAC(아시아태평양) 매출도 28.7% 늘었다. 경기 둔화가 이어져온 중국에서 매출이 42.9% 급증하며 음료 시장 점유율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는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 부문이 핵심 사업 성장을 지속한 가운데, 제로 슈거 제품군인 몬스터 에너지 울트라 라인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주류 사업 부문은 3분기 들어 17% 감소하며 고질적인 적자를 이어갔다.
◆ "커피 소비자 흡수"..카페인 시장의 판도 변화
몬스터 비버리지는 전략적 가격 인상과 제품 믹스 최적화 등으로 에너지 음료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꿔놓고 있다. 지난해 말 제품 단가를 5% 인상한 효과가 올해 내내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미 행정부의 철강 관세 부과로 인한 알루미늄 캔 원가 상승도 상쇄하며 전체 마진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마진율이 높은 제로 슈거 제품군(울트라 라인)을 통한 제품군 다변화 전환 전략도 수익성 개선의 핵심이 됐다. 슐로스버그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서유럽 기준 신규 소비자의 25%가 물, 주스, 커피, 탄산음료에서 에너지 드링크로 전환했다"며 "에너지 드링크가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새로운 음료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캔 음료 시장 사업자들과 달리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 전문 유통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부담과 커피 원두 가격 급등에 따른 마진 압력에 처해있다. 슐로스버그 CEO는 "커피하우스의 커피 가격이 정말 비싸지고 있다"며 에너지 드링크가 합리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격, 공급망 대응 전략의 결과로 이번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55.7%까지 올라섰다. 이는 경쟁사 셀시어스의 3분기 매출총이익률 51.3%를 웃도는 수치다. 셀시어스는 올해 1분기 50.8% 이후 마진율이 정체된 반면 몬스터는 지속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 셀시어스는 고성장 후유증..유통망 재편에 몸살
한편 경쟁사인 셀시어스는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 7억 2천500만 달러, 조정 EPS 42센트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 큰 문제는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오는 4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이다.
존 필들리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연말은 프로모션 등으로 시끄러운 분기가 될 것"이라며 "알라니 누(Alani Nu) 브랜드의 유통망을 펩시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기존 유통망의 10~15일치 재고 반품과 이에 따른 운송 비용 증가, 여기에 알루미늄 관세 부담에 대응할 수단이 부족한 상태로 4분기 마진 하락을 공식화한 셈이다.
다만 재러드 랭한스 CFO는 "2026년 1분기에 이러한 재정비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며 중장기 실적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월가는 셀시어스의 이러한 설명에도 제품 판매 증가율이 13%인 반면 회사의 출하량 증가율은 44%에 달해, 높은 괴리율이 재고 축적에 따른 부진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 월가 "몬스터 독보적 성장"...셀시어스는 '관망'
이번 실적 발표에 따라 에너지 음료 시장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몬스터 비버리지에 대해 LSEG가 집계한 컨센서스는 21개 기관 중 14개(약 67%)가 매수 또는 강력 매수로 나타났고, 펀더멘털 기준 점수는 9점, 가격 등 기타 요소를 종합한 평균 점수는 10점 중 7점으로 집계됐다.
모건스탠리의 다라 모세니안 애널리스트는 "어려운 소비재 환경에서 독보적인 성장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과 해외에서 상당하고 균형 잡힌 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셀시어스에 대해서는 LSEG 컨센서스 기준 중립 의견, 종합 점수는 5점에 그쳤다. 최근 한 달간 주가가 20% 넘게 급락하면서 가격에 따른 평가 점수는 10점 만점 중 2점에 그쳤다. 모건스탠리도 이번 실적 직후 보고서에서 비중 확대 의견은 유지했지만, 목표가를 70달러에서 6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의 높은 기대치 대비 3분기 매출이 미달했고, 4분기 실적 약화 우려가 크게 반영됐다"며 "유통망 전환은 내년 상반기에나 본격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몬스터 비버리지는 북미를 넘어선 글로벌 시장 확대와 저당 제품으로 다변화하며 에너지 드링크 시장의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셀시어스는 팬데믹 시기의 급성장 이후 인수합병과 사업 재정비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오는 4분기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덜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