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주택 시장에 강도 높은 규제를 가하자, 갈 길을 잃은 뭉칫돈이 빌딩 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서울을 찾는 관광객까지 늘면서 이른 아침부터 붐비는 상권의 건물은 평당 수억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소한 빵 냄새가 이른 아침부터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바로 옆 팝업 스토어에도 벌써 대기줄이 생겼습니다.
서울 성수동에서도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연무장길의 모습입니다.
최근 이곳 한 빌딩이 약 190억 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8월 평당 3억 5천만 원을 찍더니, 석 달 만에 평당 4억 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유령 상권으로 전락했던 가로수길 인근도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가로수길 뒤편, 소위 세로수길 건물들은 평당 3억 원을 부를 정도입니다.
연이은 대출 규제와 보유세 상승 전망 등으로 주택 시장을 떠난 자금이 다시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비주택으로 분류돼 대출 한도가 줄지 않을 뿐더러 거주 제약도 없고, 매매 차익에 임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9월 기준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은 한 달 전보다 20% 가까이 늘었습니다. 거래 금액도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지난 2022년 6월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성수동 등 인기 지역에 주로 포진한 10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빌딩에서 손바뀜이 잦았습니다.
[김윤수 / BSN빌사남 대표: 코로나19 당시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규제하면서 실제로 아파트 투자자들이 빌딩 시장으로 많이 넘어왔거든요. (10.15 대책 발표 이후) 앞으로 이런 아파트 투자자들이 좀 더 빌딩시장으로 많이 넘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성수동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는 상권이 살아남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여기에 미국발 금리 인하 기대감도 빌딩시장으로 자금을 이끄는 요인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자금 조달 비용은 줄고, 수익률은 높아지기 때문에 대출이 막힌 주택보다는 투자하기에 용이하다는 평가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김재원, 영상편집: 노수경, CG: 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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