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동산 업계와 대법원 등기소에 따르면 유튜버 지무비는 지난 7월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06㎡(75평) 1가구에 보증금 77억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후 두달 뒤인 9월 전세권을 설정했다.
지난 5월 나인원한남 같은 주택형의 전세 거래가 70억원에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한달에 전세금이 3억원 이상씩 뛴 셈이다. 또한 해당 면적대 전세 거래 중에서는 최고가다. 나인원한남은 지난 8월에도 전용 244㎡(89평) 기준 100억원에 전세입자를 들이며 국내 최고가 전세 기록을 다시 쓴 바 있다.
과거 용산 미군기지 외인아파트 부지를 개발해 2019년 준공된 나인원한남은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국내 최고 설계사인 에이앤유 디자인그룹과 세계적인 설계사인 SMDP 수석디자이너 겸 최고경영자인 스콧 사버 등이 설계에 참여했다.
최고 9층 9개동, 전용 206~273㎡ 341가구 규모로, 단지 입구부터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게이티드 하우스'로 조성돼 유명인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룹 BTS RM과 지민, 가수 GD를 비롯해 배우 이종석, 배우 주지훈, 뮤지컬 배우 손준호·김소현 부부 등 연예인은 물론 허영인 SPC그룹 회장, 유석훈 유진기업 사장,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등 기업인들도 나인원한남을 분양받거나 매입해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이웃이 된 유튜버 지무비는 1990년생으로, 은행원과 승무원 취업 준비를 하다 2017년 유튜브를 개설, 현재 38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영화 속 재미 요소를 부각해 구독자들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제작한 콘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아 한국 영화 리뷰 유튜버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는 다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전 재산 28만원으로 시작해 365일 중 360일을 일한 결과 한달에 은행원 연봉 4배를 벌게 됐다"며 수익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여전히 수십억원 보증금의 전세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고가 주택의 경우 매매든 전세든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보다는 자산가들의 현금 유동성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고가 주택은 매매뿐 아니라 전세도 대출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사실상 자산가들 선택에 달린 문제"라며 "다만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화가 확대되며 주거비 상승 압박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