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올해가 3개월 정도 남았지만 벌써 지난 한해 전체 거래량을 넘어섰고, 국내 ETF 시장 규모도 250조원을 넘어 '300조 시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을 기반으로 한 개인투자자들의 빠른 유입이 주 원동력입니다. 투자토크,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먼저 최근 ETF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얼마나 더 가팔라진건가요?
<기자>
국내 증시 상장 ETF의 전체 규모는 현재(14일 기준) 257조4천여억원입니다.
이달 1일에 250조원을 넘어섰는데, 5거래일 만에 7조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온 셈입니다.
지난해 연말에 비교하면 약 51% 급증했고, 특히 6월 대선 다음날 200조원을 돌파한 이후 4개월 만에 57조원이 유입됐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 300조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운용업계에서는 전망합니다.
시장이 급증하면서 단일 브랜드 순자산이 100조원을 넘는 사례도 나오는데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는 어제(14일) 기준으로 순자산 99조5985억원을 기록하면서, 아직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오늘 장에서 100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흔히 '메가(초대형) ETF'의 기준을 순자산 1조원으로 이야기 하는데, KODEX 200의 경우 순자산이 10조원 임박해 있고, CD금리액티브, 머니마켓액티브, 미국S&P500 등 조 단위 대형 ETF가 21개에 달합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우상향을 거듭하며 KODEX 삼성그룹과 KODEX 반도체 등 국내 주식형 ETF의 순자산도 1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앵커>
해외는 어떤가요? 국내 ETF 시장이 좀 더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편인가요?
<기자>
세계적으로도 ETF 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특히 미국은 신규 상장 ETF가 급증하면서 전체 상장 주식 수(4200여개)보다 상장 ETF의 수(4300여개)가 더 많습니다.
오늘 홍콩에서 열린 블룸버그의 세미나에서도 최근 미 증시 하락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ETF와 알고리즘 매매의 '저가 매수(Dip Buying)'를 주목하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글로벌 ETF 전체 시장 규모는 거듭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전체 매매 트레이딩 비중의 45%를 ETF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10년 뒤에 글로벌 ETF 시장이 지금의 약 2배 이상인 35조 달러, 우리 돈으로 5경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합니다.
특히 미국 ETF 시장은 2020년 이후 줄곧 5조~6조 달러에서 머물다가 2024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키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ETF 직접 투자가 급격히 확산됐고, 여기에 지난해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등 가상자산 투자 상품까지 ETF 시장으로 더해지며 부스터가 되었다는 분석입니다.
아태지역을 비교해보면, 한국 ETF 시장이 성장률로는 중국과 태국, 호주에 이어 4위권입니다. 일본은 올 2분기부터 자금 유출이 오히려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내 ETF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지도 관심사 인데, 어떤가요?
<기자>
앞서 미국 시장은 코로나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ETF 직접 투자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는데, 국내의 경우 퇴직연금을 공격적으로 운용하려는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투자할 목돈이 마땅치 않은 직장인들이 퇴직연금을 불리는데 ETF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현재도 퇴직연금의 78% 정도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러있는 만큼,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연금 투자 축이 움직이는 흐름과 함께 국내 ETF 시장은 앞으로도 연간 25~30%의 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입니다.
또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도 허용된다면, 미국처럼 ETF로 더 큰 머니무브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연내 금융당국 제도가 정비된다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관련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상품의 복잡성도 증가하고, 또 인기 업종에 비슷한 '카피 상품' 출시가 쏠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 (신한자산운용은) 매년 2배 이상 성장해서 1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ETF 사업은 새로 진입해서 성장하기 어렵다. 기존 수백개 ETF들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특히 어려웠던 것은 성공을 거둔 다음에 상위사들이 카피해 들어오는 견제가 강했습니다. 카피 상품 만들어 훨씬 많은 시딩(초기자금 투자)해서 견제들이 있었죠. 저희 말고도 새로 진입하고 싶어하는 회사들도 있는데, 카피 문제는 업계 전체적인 과제라 생각합니다.]
또 국내 액티브 ETF의 경우 기초자산과 70% 상관계수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독창적인 상품이 나오기엔 한계가 있고,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역시 규제로 인해 국내 ETF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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