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가 돌 이전에 갑자기 숨지는 영아 돌연사 사례가 지난해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아돌연사증후군 사망자는 47명으로 전체 영아 사망(출생 후 1년 이내 사망) 원인의 8.3%를 차지하는 것으로 8일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나타났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은 만 1세 미만 아기가 예상치 못하게 숨졌으나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로 상당수가 수면 중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2명 늘었고, 영아 사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3%포인트 높아졌다.
영아 사망 원인 중 출생 전후기에 기원한 특정 병태(45.2%), 선천 기형, 변형 및 염색체 이상(18.4%)에 이어 영아 돌연사 증후군이 세번째로 많았다.
영아돌연사증후군에 관해 전문가들은 안전한 수면 환경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소한 질식으로 추정되는 사망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기는 목도 잘 못가누고 호흡하는 힘도 약해 푹신한 이불이 코를 덮거나 함께 자던 사람이 몸을 누르면 숨을 쉬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어린이병원 문진수 교수는 "아기를 부모와 한 침대에서 재우거나 엎어 재우는 것, 아주 푹신한 이불을 쓰는 것 등은 급사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며 "엄마나 아빠 등 보호자가 흡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도 돌 이전의 아기는 똑바로 눕혀서 재우고 푹신한 침구류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또 부모와 아기가 같은 침대에서 자지 말라고 강조한다.
아기가 뒤집기를 할 수 있게 되면 포대기(속싸개) 사용을 중단하고 아기의 자세를 고정하는 베개 받침을 사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학회는 권유한다.
2013년 9월부터 2020년 8월 사이 수면 중 질식 또는 심정지로 경북대 어린이병원 소아응급실을 방문한 영아 12명은 모두 독립된 아기 침대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경북대 의대 권정은 교수 등이 최근 대한소아응급의학회지에 게재한 '수면 관련 영아 돌연사 및 수면 환경 요인 분석'에 나타났다. 3명은 역류방지 쿠션이나 소파에서 잔 것으로 나타났다.
12명의 아기는 모두 바로 누운 자세에서 수면을 시작했지만 8명이 엎드린 자세 또는 침대와 벽 사이에 낀 상태로 발견됐다.
연구진은 "수면 환경은 영아 돌연사와 연관되고 푹신한 침대와 침구, 베개, 소파 등은 영아 돌연사 증후군의 위험을 높인다"면서 "충돌 방지를 위한 유아용 쿠션 패드도 오히려 수면 중 질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