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국내증시는 긴 추석 연휴로 금요일인 10일 하루만 개장한다.
연휴 직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일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대한 기대감에 코스피가 단숨에 3,500선을 돌파한 만큼 이같은 열기가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다.
특히 황금연휴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증시 대기 자금이 사상 최고치에 가깝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나 10일 개장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된다.
가장 최신 통계인 지난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76조5,300억원인데, 지난달 29일의 연중 최고치(76조8,100억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여유자금을 단기 보관하는 '파킹' 자금인 CMA(자산관리계좌) 잔고도 94조1,90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 부근이다.
증시가 사상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자 투자심리가 한층 강화하며 '실탄'을 쌓아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전인미답의 3500선 고지를 밟을 수 있었던 건 오픈AI의 AI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호재를 업은 '반도체주 랠리' 덕분이다.
2일 장중 삼성전자가 '9만 전자', SK하이닉스가 '40만 닉스'를 각각 터치했고, 종가 기준으로도 각각 3.49%, 9.86% 뛴 8만9,000원, 39만5,5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반도체주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리며 비관론을 펼치던 모건스탠리도 지난달 말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올렸다.
다만 반도체 랠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불거진 AI 산업을 둘러싼 거품은 증시에서 계속 경계하는 요소다.
모건스탠리자산관리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주 투자 노트에서 "생성형 AI 투자 스토리가 시장과 경제 모두에서 중심이 된 상황인데 앞으로 투자자들이 던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지금이 경기 몇 회 초냐는 것"이라며 "시장의 할인 시각으로 보면 우리는 초반이 아니라 7회 말쯤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AI 거품론이 퍼지는 만큼 향후 공개되는 빅테크의 3분기 실적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주요 미국 기업의 실적은 다음 주부터 대형 은행을 시작으로 공개된다.
미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으로 미 9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 등 주요 지표 발표가 미뤄진 만큼 오는 8일(현지시간) 공개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시선이 모아진다.
셧다운 기간엔 주요 경제 지표를 집계하는 노동부 노동통계국(BLS)과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등의 업무가 중단되는 만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향후 통화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준이 추가로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연준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지난달 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7일에는 미국 8월 무역수지, 10일에는 10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예비치가 발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