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항공이 러시아에 납부할 과징금이 원금과 지연 이자를 합쳐 수천억원대로 불어났습니다.
돈을 내고 싶어도 러시아 송금길이 막혀 또 다시 납부 기한을 놓친 겁니다.
이대로 가다간 한 분기에 번 돈을 고스란히 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성낙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1년, 대한항공 화물기 KE259편은 인천을 떠나 독일로 향하던 중 모스크바 공항을 경유했습니다.
러시아 세관은 이 화물기가 떠난 이후 대한항공에 과징금 41억5,800만루블, 우리 돈으로 690억원을 내라고 통보했습니다.
세관으로부터 이륙 허가 도장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섭니다.
지난해 8월에는 과징금 미납에 의한 이자로 1,380억원을 추가 요구했습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지난 8월이었던 새 납기일에도 납부를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과징금을 납부하고 싶어도 돈을 낼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러시아 제재로 대규모 송금이 막혀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자를 합쳐 2천억원이 넘는 과징금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건 더 큰 문제입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미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가 괜찮게 흘러가다 최근 들어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돈 빨리 내고 그냥 털고 싶어도 안 되는 상황이죠. 최악의 경우 이 상황이 장기화되서 계속 그냥 뭐…]
대한항공이 한 분기에 버는 돈이 3천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됩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공유하기는 어렵고 국내외 정세를 고려해 여러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대한항공은 러시아를 향하거나, 러시아를 경유하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지한 상태입니다.
외교 문제가 해소돼도, 과징금 문제가 얽혀 운항 재개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성낙윤입니다.
영상편집 차제은, CG 홍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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