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호텔이 국내 프리미엄 리조트 시장 공략에 나선다. 공격적인 M&A로 재무체력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김동선표' 리조트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 정상북한산리조트는 23일 하이엔드 브랜드 '안토(ANTO·安土)'를 선보였다. 지난 8월 5성급 호텔·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를 인수한 뒤 리브랜딩한 것이다.
● 2만4천평·334실 규모…"차익 2천억원 실현"

북한산국립공원 자락에 약 2만4천평 규모로 조성된 안토의 브랜드명에는 '그 땅에서의 편안한 삶'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총 15개 동, 334실 규모다. 안토 론칭으로 한화호텔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프리미엄 리조트 시장까지 확대됐다.
한화호텔 측은 인수 비용으로 300억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시장 추정 가치 대비 낮은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부채 3,900억원을 승계받았지만 총 시장 가치가 6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약 2천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한화호텔이 잇따라 굵직한 M&A를 진행하며 재무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 공격적 M&A에 재무체력 약화 지적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급식·식자재 업체 아워홈 지분을 8,700억원을 들여 매입하고, 아워홈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문을 1,200억원에 품었다.
하지만 재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화호텔의 총차입금은 2023년 말 3,241억원에서 지난해 3,561억원으로,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1,537억원에서 1,933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75.2%에서 지난해 말 193.3%, 올 상반기 205.6%로 지속 증가 중이다.
특히 한화호텔은 올 상반기 금융비용(이자)으로만 131억원을 사용, 213억원 순손실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203억원)보다 손실 폭이 커졌다. 한화호텔은 2023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61억원, 150억원의 이자비용을 지급했다.
호텔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화호텔의 대표 랜드마크인 '더 플라자'는 2010년 이후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롯데호텔 등에 비해 다소 낙후됐다는 평가다.
현재 더 플라자는 경영난으로 인해 6~8층 객실을 사무실로 개조한 뒤 임직원 근무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 '김동선표' 리조트 주목…"부채 축소·이자 비용 절감"

결국 '김동선표' 리조트 안토가 한화호텔의 새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실질적으로 현금을 창출해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보는 것이다.
한화호텔은 당장 다음 달부터 회원권 분양을 개시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20% 수준인 회원권 분양률을 2026년 60%까지 끌어올려 분양 수익을 통해 부채를 축소한다는 청사진이다. 또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차입금 이자율을 낮추고, 이자 비용을 절감해 순이익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조성일 정상북한산리조트 대표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공간을 통해 서울을 대표하는 힐링 리조트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프리미엄 리조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안토가 시장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