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곧 발간하는 회고록 '107일'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이 회고록에서 해리스가 "민주당 동료들과 연을 끊을 각오가 있다"며 동료들을 가차 없이 비판했다. '107일'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작년 7월 21일부터 해리스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선거운동을 이어간 기간을 뜻한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대선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민주당 인사들을 차례로 낮게 평가했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는 "그가 동성애자라는 점 때문에 러닝메이트로 선택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내가 이성애자 백인 남자였다면 부티지지는 이상적인 파트너였을 것"이라면서도, "여성·흑인 여성 정치인인 내가 동성애자인 그와 함께 뛰기에는 위험이 너무 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티지지는 "미국인들의 수준은 그 이상이라고 믿는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 대해선 "호감 이미지는 있지만 부통령 역할에 부적절했다"고 지적했으며, 최종 러닝메이트였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대해서도 JD 밴스 공화당 후보와 벌인 TV 토론에서 자신을 충분히 방어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해리스는 민주당 차기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대해서도 냉담한 경험담을 담았다. 그는 바이든의 불출마 선언 직후 뉴섬에게 연락했으나 "등산 중"이라는 답변만 듣고 이후 다시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적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해리스는 트럼프와의 TV 토론 직전 바이든이 전화를 걸어 "필라델피아 파워 브로커들이 해리스가 험담을 하고 다닌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며, 당시 상황이 불필요하게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목에 대해 전 법무부 공보실장 앤서니 콜리는 "바이든이 의도적으로 방해했거나, 아니면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이 같은 회고록의 내용이 지나치게 당내 갈등을 조장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당장 다음 주 출간을 앞두고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