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에서 재정 긴축 정책을 놓고 정국 혼란이 이어진 여파로 국채 금리가 프랑스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금리를 웃도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의 차입 비용이 민간 기업들보다 커진 것이다. 프랑스 국채보다 프랑스 회사채를 투자자들이 더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상황이다.
최근 로레알, 에어버스, 악사 등 10개 프랑스 기업이 발행한 채권 금리가 비슷한 만기의 프랑스 국채를 밑돌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2006년 이래 가장 많은 수의 기업이다.
프랑스 명품 기업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2년 전 발행한 203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작년과 올해 초 프랑스 국채 10년물보다 약 0.2~0.6%포인트 높았는데, 지난주에는 격차가 0.07%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발행 이후 최소 격차 기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2기 행정부 들어 2년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총리를 4번이나 교체할 정도로 재정 긴축 정책을 둘러싼 정국 혼란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국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현재 유로존에서 국가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그리스 국채 금리보다 프랑스 국채 금리가 더 높다.
결국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2일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피치는 "향후 몇 년간 국가부채 안정화를 위한 명확한 시야가 없는 상태"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024년 113.2%에서 2027년 12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지난해 재정 적자는 GDP 대비 5.8%로 유로존 평균(약 3.1%)을 크게 넘는다. 국가부채 비율도 유로존에서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