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프로 골퍼이자 남자 골프 세계랭킹 29위인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가 경기 도중 관중이 볼을 훔쳐가는 황당한 일을 겪었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고 밝혔다.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근교 웬트워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DP 월드투어 BMW PGA 챔피언십 1라운드 18번 홀(파5)에서 피츠패트릭은 티샷한 볼을 페어웨이 오른쪽 덤불로 보냈다.
그 직후 번개 경보가 내려지는 바람에 경기 중단 사이렌이 울렸다. 이럴 경우 선수들은 즉각 경기를 중단하고 클럽하우스로 대피해야 한다.
하지만 피츠패트릭의 캐디는 그에게 먼저 공의 위치를 확인하자고 했다. 누군가 덤불 속에 있는 공을 집어 가면 곤란해질 수 있어서다.
피츠패트릭은 경기위원을 불러 상황을 설명했고 경기위원, 피츠패트릭과 캐디는 공이 떨어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으로 갔다.
그러나 그곳에 있던 관람객들이 어떤 소년 두 명이 덤불 속에서 골프공을 집어 들고 달아났다고 알려줬다.
경기위원은 피츠패트릭의 공이 도난당했다고 판단하고 경기 재개 후 그 자리에서 새 불을 내려놓고 치라고 판정을 내렸다.
골프 규칙상 관객이 볼을 가져가 찾을 수 없을 경우 원래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 벌타 없이 다른 볼을 놓고 치도록 한다.
1시간 30분 뒤 경기가 재개되자 피츠패트릭은 덤불에서 무벌타 드롭을 하고 보기를 적어냈지만 그는 오히려 "볼을 잃어버린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만약 소년들이 볼을 가져가지 않았다면 볼을 찾지도 못해 아마 잠정구를 쳐야 했다"면서 "그랬다면 보기로 막을 순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날 공동 4위에 오른 피츠패트릭은 "기왕이면 볼을 페어웨이로 던져놓고 달아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피츠패트릭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두 번 정상에 올랐다. 그는 2022년 US 오픈을 제패했고 2023년에는 RBC 헤리티지에서 우승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