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문환 하나증권 이사(한국경제TV 와우넷)는 최근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경제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패권 약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심각한 재정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 부채 37조 달러…물가 상승은 '역설적 해법'
미국의 총 부채는 2025년 9월 기준 37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연간 이자 비용도 1조 달러를 초과해 국방 예산보다 많아졌다. 박 이사는 "이 같은 구조는 과거 모든 기축통화가 몰락했던 전조와 유사하다"며,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거나 물가를 올려 '부채의 실질 가치'를 줄이는 방법 외에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관세 인상, 금리 압박, 국가 자본주의 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이는 초인플레이션 환경을 조성해 부채의 실질 가치를 낮추는 효과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가 두 배 오르면 부채 가치는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리다.
관세와 금리, 국가 개입...트럼프 式 초인플레 시나리오 본격화
박 이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미 관세 정책을 통해 기업의 가격 전가를 유도하고 있으며, 실효 관세율은 18%에 달해 역사적 고점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연준 인사 교체를 통해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것도 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정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인텔 지분 인수, 기업 M&A 개입, 보조금 명분의 지분 요구 등 일부 산업에서 사실상의 국가 자본주의가 시도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박 이사는 "1941년 루즈벨트 대통령의 '무기 대여법'과 유사한 패턴이 첨단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며, "AI·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서만큼은 국가 주도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시 전략은?…"초기엔 조정, 결국 실물 자산이 답"
물가 급등이 본격화되면 증시는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물 자산 가치 상승에 따라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박 이사는 "1970년대 닉슨 쇼크 초기에는 주가가 하락했지만, 1980년대 이후 물가 상승에 맞춰 주가도 상승했다"며, "내년까지 조정에 대비해 현금 비중을 최대 40%까지 확대하고, 하락 시마다 실물자산 중심의 종목으로 재진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박문환 이사의 '스페셜 리포트'는 매월 2·4주차 금요일 자정, 한국경제TV와 와우넷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