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 젤 매니큐어와 화장품에 들어간 화학물질이 생식에 영향을 미치는 독성물질로 분류돼 사용이 금지됐다.
유럽 규제당국이 이번 주부터 트라이메틸벤조일다이페닐포스핀옥사이드, 이른바 TPO로 불리는 화학물질의 사용을 금지했다고 미국 CNN 방송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TPO는 빛에 작용하는 광 개시제 성분이다. 젤 매니큐어는 UV 램프 아래에서 굳도록 만들어지기 때문에 TPO 같은 광 개시제가 함유돼있다.
그런데 유럽연합(EU)이 동물을 대상으로 한 TPO의 독성 연구를 실시한 결과 생식기 이상이나 생식능력 감소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에 EU는 TPO를 가정에서는 물론 전문가용 용도로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TPO가 첨가된 제품은 더는 판매하거나 사용할 수 없고, 남아있는 재고는 모두 회수해야 한다. 당연히 신제품도 출시할 수 없다.
다만 TPO가 아닌 다른 대체 성분이 함유된 젤 매니큐어 등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환경 워킹 그룹의 데이비드 앤드루는 "TPO 노출은 미용실 종사자나 젤 매니큐어를 자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 신시내티대학 약대 강사이자 화장품 화학자인 켈리 도보스는 이번 결과가 동물 사료 연구를 통해서 나왔고, 젤 매니큐어를 사용할 때 TPO에 노출되는 방식은 이와는 차이가 있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도보스는 "매니큐어는 먹는 게 아니라 노출 경로가 다르다"며 손톱에 바르는 용도이기 때문에 "내 생각에는 이런 방식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안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CNN은 영국에서도 내년에 유사한 규제가 시행될 예정인데 미국은 여전히 화장품에 TPO 사용이 금지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