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핵심 기술 분야의 독자적 역량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2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 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구체적인 사업 실행 전략과 성과를 발표했다.
먼저 차량용 반도체 개발은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 투트랙으로 이뤄진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SDV 차량 제어에 필요한 네트워크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통신용 SoC’(System on Chip), 배터리 안정화에 필요한 ‘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BMIC)’에 대한 자체 설계 역량 확보에 나선다.
현대모비스는 자체 설계한 전력 반도체 양산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전력 반도체는 전기차 구동시스템의 성능과 원가를 결정짓는 요소 기술로 독자 설계 역량을 확보하면 고객들이 요구하는 차세대 구동 시스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에어백용 반도체와 모터 제어, 전장 부품인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용 전원 반도체 등 총 16종의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고 있다. 올해 양산하는 반도체 수량만 2천만 개에 달한다.
로보틱스 사업 분야 액츄에이터 시장 진출 계획도 처음 밝혔다. 그동안 자동차 부품 개발과 양산 경험을 토대로 로보틱스 분야 사업 기회를 모색해오던 현대모비스는 차량 조향 시스템과 기술적으로 유사성이 높은 액츄에이터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찾기로 했다.
액츄에이터는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는 구동 장치로 모터와 감속기, 제어부로 구성되는데 차량의 전자식 조향 장치의 구성도 이와 비슷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액츄에이터가 전체 제조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모비스는 로봇 액츄에이터 분야를 시작으로 센서와 제어기, 핸드그리퍼(로봇 손) 등의 영역으로도 로보틱스 사업 확장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최근 부상하고 있는 SDV 기술 개발에 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차량의 모든 기능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관리되는 SDV 차량은 정교한 제어 시스템에 기반한 통합 플랫폼이 중요하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확보한 전기/전자 제어 솔루션 역량을 발전시켜 다양한 고객사와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통합 플랫폼 개발과 차량 실증 등 구체적인 개발 과정을 거쳐 오는 2028년 이후 글로벌 고객 대상 사업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신기술 경쟁력과 고도의 실행력, 속도 삼박자를 갖춰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률도 5~6% 수준을 달성할 방침이다. 또 오는 2033년까지 핵심 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고객사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초 밝힌 주주환원정책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규모를 6,1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늘렸다. 이는 지난해 1,630억 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