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정상회담이 온건하게 마무리됐고, 양국 기업들의 협력 소식도 전해졌지만 오늘 우리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증권부 정원우 기자와 시장 흐름 짚어보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 우리 시장 대체로 부진한 흐름이었습니다.
<기자>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오늘 장 시작하기 전에 온건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부재하다고 대체로 평가했는데요, 그런 흐름들이 오늘 장중 내내 이어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모두발언 첫 마디부터 한국 배를 많이 사겠다고 하면서 기대를 모았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으면서 오늘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은 낙폭이 깊었습니다.
반면 ‘마스가’라는 테마에서 다소 소외돼 있던 삼성중공업은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선박유지보수 MRO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주가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이스 펜”이라고 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볼펜을 탐냈는데요, 볼펜의 제조사는 국내 수제 만년필 제작업체로 알려졌는데 관련 없는 모나미가 오늘 상한가를 갔습니다.
LNG 협력이 언급되면서 하이스틸과 같은 강관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장중에 두드러지기도 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하면서 남북경협주 장 초반에는 많이 오르나싶다가 이내 하락하면서 마감했습니다.
정리를 하면 이미 알려졌던 부분은 기대감이 소멸되면서 셀온이 나타났고, 예상치 못했던 소식에는 시장이 반응했지만 강도는 대체로 약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앵커> 원전산업에 대한 협력 얘기도 기대를 모았는데 정상회담에서는 언급이 없었죠?
<기자> 양국 정상이 원전 협력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원전주 역시 오늘 주가가 부진했습니다.
앞서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계약 문제로 원전주가 충격을 받았다가 미국 원전시장 진출 기대감으로 주가가 회복 국면이었는데요, 다시 기대감이 소멸됐습니다.
정상회담 이후 한·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소형모듈원전, SMR 협력을 위한 양국 기업 MOU 체결이 있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진 못했습니다. 역시 구체적인 내용이 부재했고 기업간의 협력도 MOU라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시장이 기대했던 서프라이즈는 없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앵커> 원전 MOU 체결도 있었지만, 오늘 여러 분야에서 MOU 체결이 있었습니다.
<기자> 조선과 원전, 항공, LNG, 핵심광물과 같은 5개 분야에서 11건의 계약과 MOU 체결이 있었는데요, HD현대, 삼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대한항공, 가스공사, 고려아연 정도가 상장사인데 주가는 앞서 말씀드린 삼성중공업과 HD현대를 제외하면 모두 하락 마감했습니다.
역시 증권사들의 평가처럼 MOU라는 것이 협력의 초기 단계이고 구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식으로 구체화되느냐를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앵커> 어쨌든 한미정상회담이라는 불확실성은 해소가 됐고요, 결국 매크로 환경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기자> 오늘 코스닥은 빨간불을 켰지만, 코스피는 다시 3,200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7천억 가까이 팔았는데요, 우리 시장도 이제 대외 불확실성, 특히 최근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연준의 행보에 민감도가 높아지는 양상입니다.
잭슨홀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기 혐의로 고발당한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했다는 소식이 간밤에 전해졌는데요,
그럼에도 지난밤에는 미국 국채금리 다시 반등했습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되돌려지고 있다고 봐야겠는데요, 곧 나올 경제 지표들을 더 확인해봐야겠다는 심리가 시장에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이번주 목요일 새벽에 엔비디아 실적이 나오고요, 그날 밤에는 미국의 2분기 GDP 수정치, 금요일 밤에는 7월 물가지표인 PCE가 발표됩니다. 또 이달초 시장에 충격을 줬던 미국의 고용, 8월 고용보고서가 다음주 금요일에 나올 예정입니다.
지난밤 뉴욕증시의 하락에도 이런 경제 지표들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영상편집 : 김정은, CG : 김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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