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부가 예고했던 대로 반도체 기업 인텔의 지분 10%를 인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을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한다'고 밝히면서 자국 반도체 산업 재건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미국은 삼성전자와 TSMC에 줄 보조금도 지분으로 사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텔 지분인수를 공식적으로 인정했군요?
<기자>
미국 연방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지분 10%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기업 인텔의 지분을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인텔은) 몇 년간 경영성과가 좋지 않았고 길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 지분 10%를 우리에게 줘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알겠다고 답했습니다. 규모는 약 100억 달러입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지분매입 규모는 당초 칩스법 보조금으로 주기로 했던 109억 달러 중 지급되지 않은 89억 달러 입니다.
한 주당 20.47달러에 보통주 4억3,330만주를 매입해 9.9%의 지분율로 기존 최대주주였던 블랙록(8.9%)을 넘어 단숨에 최대주주로 등극했습니다.
처음 지분인수설이 나왔을 때만 해도 보조금을 주는 대신 추가적인 대가를 원하는 것으로 해석됐는데, 트럼프의 발언을 보면 인텔 경영에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의결권은 없지만 정부가 엄연한 최대주주인 만큼 국영기업의 성격을 띄게 됐습니다.
미국은 부진에 빠져있는 인텔 파운드리를 살리고, 동시에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이 인수한 US스틸의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황금주'를 확보했고, 희토류 기업 MP머티리얼스의 지분도 15% 보유했습니다.
전략산업을 직접 통제하고, 타국 경쟁사에 미국 투자를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미국이 삼성전자나 TSMC에 줄 보조금도 지분으로 받겠다고 언급했는데, TSMC는 지분을 내주지 않기 위해 오히려 보조금을 포기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압박에도 강하게 대응하는 모습인데, 삼성전자도 고심하고 있죠?
<기자>
미국 정부는 인텔에 이어 삼성과 TSMC 등 칩스법 보조금을 받을 예정인 기업들의 지분 인수도 언급했습니다.
TSMC(66억 달러)와 마이크론(62억 달러), 삼성전자(47.5억 달러)가 대상인데요, TSMC는 지분을 넘겨주느니 보조금을 포기하겠다고 초강수를 뒀습니다.
미국 정부의 통제 아래 놓이는 것보다는 돈을 포기하는게 장기적으로 낫다는 논리입니다.
외국 기업에 대한 지분 요구는 투자 압박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 회사들에 대해서는 지분 인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도 보조금을 아예 포기하거나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추가투자를 발표해 지분 압박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보조금 47억5천만달러(약 7조원)가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현금만 50조, 유동자산 200조를 보유한 삼성 입장에서는 지분이라는 족쇄를 찰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한 만큼 다양한 물밑 대화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이 인텔 파운드리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력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겠죠?
<기자>
미국 정부는 인텔 파운드리를 키워서 미국의 대표적인 팹리스인 엔비디아나 AMD, 브로드컴 등의 물량을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입니다.
다만 자국 빅테크들이 인텔에 위탁생산을 맡기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합니다.
AI 기술이 날로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반도체에도 높은 성능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인텔의 반도체 제조 기술은 TSMC나 삼성전자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는데, 인텔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1.8나노, 1.4나노 공정 개발도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돈을 쏟아부어도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텔에 맡길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인텔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올해 완공예정인 오하이오 공장 준공을 5년이나 늦췄고, 독일과 폴란드의 신규 공장 건설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기술력으로 이 상황을 돌파해야한다는 조언입니다.
긍정적인 점은 삼성 파운드리가 최근 테슬라, 애플과 신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특히 테슬라와는 내년 완공될 테일러 팹에서 최첨단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한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삼성이 2나노에서 기술력을 입증해 TSMC에 뺏긴 고객을 되찾아온다면, 인텔과 중국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TSMC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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