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가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놓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대결을 벌이며 격돌했다.
이 법안은 하도급 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처리의 당위성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하청 희망 고문"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필리버스터 1번 타자로 나선 국회 환경노동위 국민의힘 간사 김형동 의원은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기엔 매우 부족하다. 적당한 수단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도급 노동자와 원청의 직접 교섭 확대 조항에 대해 "하청 노동조합에 무한한 숙제를 던져주는 것이다. 번지수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인 N차 하도급을 제한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해야 하는데 이를 노동조합의 교섭에만 맡길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가장 말단의 노동자들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것은 국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노란봉투법 시행이 기업경영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의 모든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해놨기 때문에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해외로 하청을 옮기거나 자기들 회사 안으로 제조라인을 집어넣어 하청은 공장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 4시간 54분 58초간 반대 토론을 이어갔다.
두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환노위 민주당 간사 김주영 의원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고 원·하청,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바로 노조법 2·3조 개정"이라며 노란봉투법이 필요하다 주장했다.
김 의원은 "낙수효과, 분수효과 그동안 많은 경험을 해봤지만 우리사회 불평등 구조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인공지능(AI) 발달, N차 하도급 형태 확산 등으로 인한 일자리 양극화 현상을 지목했다.
이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같은 비정형 노동 형태가 증가한다고 지적하며 "손을 댈 수도 없을 만큼 엉망이 돼가는 현실이다"라며 "(개선) 방법 중 하나가 노조법 2·3조 개정"이라고 주장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하도급 업체와 노동자 간 소모적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책임 있는 원청이 (교섭에) 나서 경제적 소득격차가 줄어들고 파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 것이다. 경제적 이득은 늘어나 불평등 구조가 완화되는 선순환 구조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활동 위축 우려가 제기된 것에 대해 그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시행은 6개월 뒤부터"라며 "사용자 측에서도 6개월이라는 시간 속에서 준비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