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침수가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기후위기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
10일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고탄소 배출이 지속되는 RCP8.5 시나리오 기준으로 2080∼2100년 광주의 하루 최다 강수량은 현재(2000∼2019년 평균) 122.2㎜보다 41.6㎜ 많은 163.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침수 피해가 본격화되는 기준으로 여겨지는 하루 80㎜ 이상 호우 일수는 연평균 1.8일에서 2.9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단순히 강수량이 증가하는 것을 넘어 단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되는 극한호우가 더 자주, 더 극심하게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상청은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이고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 이상일 때 또는 1시간 강수량이 72㎜ 이상일 경우 '극한호우'로 규정하고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극한호우는 2000년 이후 광주에서 총 7차례 발생했는데 2004년, 2008년, 2009년, 2010년, 2020년에 이어 올해에도 두 차례(7월 17일, 8월 3일)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광주에는 하루 동안 426.4㎜의 극한호우가 쏟아져 광주 역대 일일 최대 강수량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잦아지는 극한호우로 인해 피해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하천 범람에 따른 외수(外水) 침수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하수도 배수 용량을 초과하는 내수(內水) 침수 피해가 더 빈번해지고 있다.
도시화로 인한 불투수면적 증가와 노후화된 배수 인프라가 겹치면서 내수 침수는 더욱 자주 발생하는 추세다.
주차장, 도로, 건물 등으로 뒤덮인 불투수면 구조는 빗물이 땅에 스며들지 못하고 곧바로 배수로로 집중되게 해 침수 위험을 키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단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배수시설의 설계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