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자, 빨리 보내요!"...한미 협상 비화 공개

한미 조선분야 협력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관세 협상 타결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마스가 모자'를 제작해 미국으로 긴급 공수한 과정이 3일 공개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제안이 이번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조선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이날 스튜디오에 '마스가 모자'까지 가져왔다. 그는 "우리가 디자인해서 미국에 10개를 가져갔다"며 "이런 상징물을 만들 정도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마스가 모자가 산업부 조선해양플랜트과 직원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6월 초부터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하여 디자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직원들은 관세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로 제시할 한미 조선 협력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마스가' 슬로건을 만들었다. 또한 이를 각인시키기 위해 한 장의 그림과 함께 마스가 모자도 미리 제작해 준비했다는 것이다.

마스가 모자는 3∼4개의 시안이 있었지만 논의 끝에 붉은색 모자 위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배치하고, 흰색 실로 글씨를 새긴 지금의 디자인으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좋아하고 빨간색 모자를 즐겨 쓴다는 점에 착안했다.

산업부 실무자들은 섬유 업체가 밀집한 서울 동대문에서 업체를 직접 수소문하며 모자 제작에 나섰다.

이후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 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 마스가 프로젝트를 제시한 뒤 협상이 진전되자 현지에서 마스가 모자가 급히 필요해졌다. 이에 모자를 미국으로 긴급 공수하기 위한 '작전'이 펼쳐졌다.

'마스가 모자가 24시간 안에 도착해야 한다'는 현지 요청에 산업부 실무진은 대한항공과 긴밀히 협의, 밀봉한 마스가 모자 10개를 들고 인천공항을 찾아 워싱턴발 비행기에 실었다.

결국 마스가 모자는 다음날 무사히 현지 협상팀 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