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뉴욕증시의 인공지능(AI) 버블이 1990년대 말 '정보기술(IT) 버블'보다 심각하다는 월가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6일(현지시간) "1990년대 IT 버블과 현 AI 버블의 차이점을 들자면 현재 뉴욕증시 시총 상위 10개 기업이 1990년대 상위 10개 기업보다 더 고평가됐다는 점"이라며 보고서를 통해 경고했다.
최근 미국의 주가지수는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다시 전고점을 돌파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가 공개한 뉴욕증시 상위 10개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30배에 육박했다. 이는 25배 언저리였던 2000년 IT 버블 정점 시기 이상이다.
뉴욕증시의 최근 2년여간의 강세장은 'AI 열풍'에 힘입은 것으로 엔비디아를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이끌어왔다.
AI 반도체 선두기업인 엔비디아는 최근 전 세계 기업 중 사상 최초로 시총 4조 달러(약 5천550조원)를 돌파했다.
다만, 현재 대형 빅테크의 주가가 역사적 기준으로 매우 비싸긴 하지만 2000년 IT 거품 붕괴와 같은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월가의 반론도 적지 않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날 AI 기업 주가의 상승은 평가가치 상승보다는 기업이익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며 "미 증시가 내년 말까지 빅테크 부문을 필두로 강세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