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회장, 특검 수사서 "김건희 모른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들이 소환된 가운데 김 여사 등 의혹 핵심 인물들과의 관계를 일제히 부인했다.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16시간(조서 열람 포함)가량 피의자 조사를 받고 밤늦게 귀가했다.

이 회장은 조사 후 취재진과 만나 김 여사·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관계에 대해 "(특검팀이) 다 물어보고 했는데, 맹세코 모르는 사람"이라며 "이거 잘못하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 아까 보니까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보다 일찍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성옥 전 회장도 취재진에 김 여사나 이종호 전 대표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회장은 특검팀 조사에서도 김 여사, 이종호 전 대표와의 관계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과 조 전 회장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들이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수사를 개시한 지 이틀 만에 우크라이나 사업을 총괄한 이응근 전 대표를 소환했고 오일록 현 대표 등 당시 실무 담당자들을 상대로 재건 사업의 실체 규명에 집중해왔다.

누가 주가 조작의 수익을 챙겼는지, 여기에 김 여사가 어떻게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부토건 측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으며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이고 주가를 띄워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김 여사가 포럼 2개월 뒤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재건사업을 논의했고 삼부 주가는 크게 뛰었다.

이종호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점이 알려져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조성옥 전 회장의 아들이 라임 사태로 징역형이 선고돼 복역 중인 가운데 서울구치소에 더 머물 수 있도록 로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 전 회장이 이 전 대표를 매개로 김 여사와 모종의 관계를 맺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조 전 회장은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해 삼부의 주가 급등 계기를 마련한 인물로 꼽히지만 이 회장과 조 전 회장은 그 역시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