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오래 걸렸죠. 돌아오니 좋네요!"
영국 '브릿팝의 전설' 록밴드 오아시스가 16년 만의 재결합 공연 투어를 4일(현지시간) 저녁 웨일스 카디프에서 시작했다.
공연이 열린 프린시팰리티 스타디움을 7만4천여 명 관중이 꽉 채웠다. 이들은 '헬로'(Hello)와 '애퀴에스'(Acquiesce)로 무대를 연 리암·노엘 갤러거 형제의 외침에 방방 뛰며 열광했다고 BBC 방송과 로이터·AP 통신이 전했다.
갤러거 형제는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끝에 밴드를 해체했지만 이날 무대에서는 호흡을 맞추며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리기도 했다.
오아시스는 이날 '모닝글로리'(Morning Glory), '섬 마이트 세이'(Some Might Say), '롤 위드 잇'(Roll With It),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 '수퍼소닉'(Supersonic), '로큰롤 스타'(Rock 'N' Roll Star) 등 숱한 히트곡을 불렀다.
이날 공연장 앞에는 공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팬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오아시스 티셔츠를 입고 입구가 열리기를 기다렸다. 한 팬은 "긴 기다림이 끝났다"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맷 홉먼(48)은 "오아시스는 그냥 밴드가 아니라 하나의 운동(movement)이고 영국다움의 일부"라고 말했다. 밴드 해체 당시 유아였던 학생 엘리 윌쇼(19)도 공연장 입구에서 기다리면서 "재결합을 보기 위해 얼마든지 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투어 첫 공연을 보기 위해 아르헨티나와 일본에서 날아온 팬도 있었다며 이들이 최대 5천파운드(930만원)에 이르는 여행 경비를 아끼지 않았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 수백 명도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경기장 주변에 몰렸다.
오아시스는 오는 5일까지 카디프에서 공연하고 주축 멤버인 갤러거 형제의 고향인 잉글랜드 맨체스터로 간다. 이후 아일랜드, 미국, 멕시코, 일본, 호주, 브라질 등에서 투어를 이어가며 한국에서도 10월 공연한다.
밴드 오아시스는 1991년 결성해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등 히트곡을 내며 전 세계 9천만장이 넘는 음반을 판매했다. 갤러거 형제의 불화로 2009년 해체됐다.
지난해 8월 오아시스가 재결합 소식을 알리며 2025년 투어 일정을 공개하자 영국에서 공연 티켓이 순식간에 동나고 암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리암은 공연 도중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나요? 4만파운드(7천400만원) 가치가 있었나요"라고 티켓값을 가리키는 농담을 던졌고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BBC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